당뇨 있는데 러닝 괜찮을까… 합병증 없다면 OK, 물은 충분히
2024.12.06 06:00
수정 : 2024.12.06 06:00기사원문
■당뇨병 환자가 운동해야 하는 이유
국민 10명 중 4명은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올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자는 533만 명이었으며 당뇨병 전단계 인구는 1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당뇨병 위험군 2000만명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운동의 중요성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운동을 통해 혈당을 잘 조절할 수 있으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체중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운동을 통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운동에 의한 혈당조절 효과는 1형보다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유산소 운동과 저항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당조절이 좋아질 수 있으며,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환자들이 운동 강도를 높이면 체력이 향상되어 혈당이 더 잘 조절된다. 반면 1형 당뇨병 환자는 운동이 혈당조절에 미치는 효과가 2형 당뇨병 환자에 비해 제한적이다. 하지만 운동을 할 경우 체중, 체질량지수, 최대산소섭취량, 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과 같은 주요 지표가 개선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도 줄어든다.
■운동 시 주의사항
다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올바른 운동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우선 저혈당에 대비하기 위해 운동 전과 후에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 몸의 변화를 느끼거나 운동의 강도가 변하거나, 운동시간이 길어질 때는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생기지 않았는지 혈당을 측정해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분비촉진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운동으로 인한 저혈당이 잘 생길 수 있어 혈당 측정이 중요하다. 저혈당의 위험이 높다면 운동 전에 인슐린이나 약물을 줄이거나 간식을 먹어두는 것이 좋다. 보통 운동 전 혈당이 100 mg/dL 보다 낮다면 당질 15g의 탄수화물이 포함된 간식을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케톤산증이 있다면 고강도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케톤산증이 없고 몸상태가 좋다면 고혈당이 있어도 운동을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운동 전, 중, 후에 충분히 물을 마셔서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인 운동법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이는 것이 대체로 좋다. 5~10분간의 준비운동 후 20~30분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후 15~20분간 큰 힘이 안 드는 운동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다만 인슐린이 부족하고,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오히려 운동이 당뇨선 혼수나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합병증이 있다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당뇨발 환자, 러닝 괜찮을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으로 러닝이 각광받고 있지만 당뇨발 환자의 경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발 궤양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러닝은 금기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전동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산책, 슬로우조깅과 같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지만, 합병증을 가지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감각 저하로 본인의 발가락 염증 또는 괴사가 진행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발에 직접적인 체중이 실리는 고강도 러닝보다 수영이나 자전거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러닝을 하고 싶다면 발에 큰 압력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야외 활동 시 쿠션감이 있는 신발과 양말을 착용하고 보행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되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신발은 너무 조이거나 헐렁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고, 신었을 때 물집이나 상처가 생겼던 신발은 다시 신으면 안 된다.
활동 이후에는 발을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발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발의 감각이 떨어져 있어 동상이나 화상을 유발하는 냉·온찜질은 지양해야 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동반자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먹는 양과 종류 관리해야
겨울철에는 식단 관리에 있어서도 주의를 요한다. 푸짐한 음식이 많은 연말연초 모임에선 섭취 음식량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평소 식사량을 초과하기 마련이다. 특히 겨울철 즐기는 국물이나 탕 요리는 치명적이다. 이들 음식은 입맛을 자극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한다. 게다가 이들 음식에 함유된 많은 양의 나트륨과 지방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비만을 유도한다.
김병준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식단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숙제"라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먹는 음식의 양뿐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평소 운동을 잘하더라도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나쁘다면 혈당 조절을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