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사이언스, 패혈증 치료제 임상 美서 진행 "판 키운다"
2024.12.10 10:44
수정 : 2024.12.10 10: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 전문기업 HLB사이언스가 패혈증 치료제 ‘DD-S052P'에 임상1상 시험계획변경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으로부터 승인받아 진행해 온 DD-S052P 임상1상을 미국에서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회사는 FDA의 검토의견을 반영해 대상자 선정·제외 기준, 스크리닝 일정 수 등 기존 임상시험계획서의 내용도 일부 변경했다.
HLB사이언스가 미국에서 임상을 이어가는 이유는 미국의 패혈증 치료제 시장이 세계적으로 가장 커 임상속도를 높일 수 있고, 미국 1상 임상 결과를 토대로 향후 글로벌 다국가로 임상확대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직 항생제 외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패혈증 치료 분야에서 신약의 유효성을 확인할 경우,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진하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회사는 2025년 내 미국에서 1상을 완료하고 글로벌 규모로 임상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DD-S052P는 기존 항생제가 패혈증 원인균 제거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원인균 제거와 함께 원인균이 방출한 내독소도 중화시키는 이중작용 기전을 가진 저독성의 합성 펩타이드 신약이다.
패혈증은 세균이 우리 몸에 침투한 후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면서 박테리아 등 원인균이 방출하는 내독소에 대해, 인체의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면역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면역 과민반응)이 주요 증상인데, 기존 항생제로는 이와 같은 전신 염증 반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DD-S052P가 근본적인 혁신 치료제로 주목받는 이유다.
임상을 통해 DD-S052P의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할 경우, 이 분야 ‘First-in-Class’ 신약이 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기전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3년 1차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과제를 수행 중이다.
HLB사이언스와 함께 복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과제를 수행 중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윤영경 교수는 “미국으로 임상사이트를 이전 후 성공적으로 임상1상을 완료하고 차기 임상을 준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종선 HLB사이언스 대표는 “미국 FDA IND 변경 신청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패혈증 치료제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 임상을 확대하는 것이 빠른 신약 개발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결정했다”며 "2025년 중 임상1상을 완료하고 2상 진입과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 또는 기술 이전을 진행해, 빠른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패혈증은 세계적으로 매년 50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약 1100만명이 사망한다. 현재 항생제 외에는 공인된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30~50%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패혈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7억4000만달러에서 2032년 15억달러로 연평균 9.3%에 이르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