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가결에도 몰려오는 대외 먹구름…일본은행 금리결정 주목

      2024.12.15 14:38   수정 : 2024.12.15 14: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에도 대외 심리가 안정으로 선회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외국인투자자 움직임을 좌우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회의, 일본은행(BOJ) 금리결정 등이 예정돼 있어서다. 내수둔화에 경기부양에 집중해야 할 정부와 한국은행은 대외변수가 급변할 경우, 정책대응 여력 축소가 불가피해 질 수 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과 이후 계엄해제,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전이지만 지난 14일 오전 2시 야간 서울외환시장 마감 원·달러 환율은 1435.20원이었다.
13일 오후 3시30분 끝난 주간거래 종가 대비 3.30원 올랐다. 탄핵정국 불안감이 반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환율은 불안했다. 2016년 9월 1100원대였던 환율은 국정 농단 관련 정국 혼란과 함께 10월 말 1144.5원, 11월 말 1169.1원까지 올랐다. 탄핵 가결 이후인 12월 말 1207.7원을 찍었다.

우리나라 대외신인도 지표 중 하나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5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CDS 프리미엄은 36.25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0.50%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비상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 3일 전날 대비 2.86bp 상승한 36.94bp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35bp대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통과가 불발됐을 때, 재차 36bp 선으로 올라섰다. 최근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연고점(40.29bp)을 기록한 지난 4월 중순 이란·이스라엘 갈등 때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20bp 후반대에서 유지되던 것과 비교하면 고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관의 신용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의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F4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거의 매일 개최하는 등 대내 심리 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번 주 미 연준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는 등 시장불안을 초래할 변수는 여전하다.

BOJ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오는 18, 19일 열린다.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여서 외국인투자금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BOJ 회의에서는 금리동결이 유력하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주목된다. 최근 나온 일본의 경제 지표들은 모두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한 일본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면서, 10월(3.6%)보다 상승 폭이 소폭 확대했다. 과거 수치와 비교하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일본 도쿄도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2% 오르면서 BOJ 물가 상승률 목표(2%)를 웃돌았다.

BOJ가 이달 금리인상을 않더라도 조만간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BOJ 금리인상은 추가 '엔캐리 트레이드'를 촉발할 수 있다.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 경제에 금융 불확실성을 키울 요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추정 잔액은 506조6000억엔으로 이 중 BOJ 금리 인상으로 청산 가능성이 높은 자금은 32조7000억엔이다.

환율 급등을 막고 외국인 투자금 이탈을 방어해야 하는 정부와 한은은 부담이 커진다.
한은 탄핵정국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어 높은 금리를 유지하기 힘들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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