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정치를 끊겠다는 다짐

      2024.12.15 18:27   수정 : 2024.12.15 18:27기사원문
"누군가는 끊어야 한다. 기회가 되면 당연히 제 단계에서 끊어야 한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살리는 정치'를 강조하며 정치보복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외신 인터뷰에서는 "끝없는 정치적 복수가 반복되는 최종 결과는 내전"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러한 악순환을 끊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관련 발언을 한 직후 사상 첫 감사원장 탄핵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에도 '죽이는 정치'의 그림자는 잔존한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차순위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반기를 들 경우를 우려하며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는 "최 부총리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지정 생존자'를 언급하며 권한대행 순위를 가늠하는 의원들도 있다. 비상계엄과 관련, 군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국무위원들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민생경제는 버티다 못해 주저앉았다. 돌이켜 보면 지난 22대 국회의 첫 한 해는 특검과 거부권, 그리고 탄핵으로 얼룩졌다. 현재의 국회는 약 6000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처리 법안은 800건으로 13%에 불과하다. 헌정사상 첫 감액 예산안 통과로 일부 법안과 정책들은 발이 묶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당내 비토 여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고 하면서도 "일단"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여야가 없어졌기에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의지대로 정국은 흘러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결과적으로 당은 '누구를 살리고 죽일지' 재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춘추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상황에 따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안정과 경제회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지금, 동주공제(同舟共濟)해야 높은 파도를 넘을 수 있다.
이 대표가 강조한 '살리는 정치'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끝까지 지켜지길 바란다.

ac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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