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평균 창업비용 2억원…본사 '갑질' 여전
2024.12.18 12:00
수정 : 2024.12.18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리점 2곳 중 1곳은 여전히 공급업자와 표준대리점계약서 없이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업자에게 판매목표강제 등 '갑질'을 당한 비율도 늘었다. 대리점이 투자한 창업비용은 평균 1억9606만원으로 조사됐다.
직접납품, 온라인판매 확대…대리점거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대리점거래 서면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개 업종의 522개 공급업자 및 5만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식음료, 의류, 통신, 제약, 자동차판매, 자동차부품, 가구, 가전, 도서출판, 보일러, 석유유통, 의료기기, 기계, 사료, 생활용품, 주류, 페인트, 화장품, 비료, 여행 등이다.
우선 대리점 거래는 여전히 공급업자의 주요 유통경로로 활용되고 있지만, 공급업자의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직접 납품, 온라인판매 확대 등에 따라 전체 유통경로에서 차지하는 대리점거래의 비중은 축소했다.
조사대상 공급업자의 대리점거래 매출 비중은 47.2%로 전년(49.5%)에 비해 2.3%p 감소했다. 직접납품 18.1%, 직영점 9.1%, 온라인 8.9% 등이다.
대리점이 공급업자와의 거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9.4%로 전년(90.3%) 대비 0.9%p 하락했다.
특히 자동차판매(61.6%), 화장품(66.1%), 가구(70.7%) 업종의 대리점거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대리점 평균 창업비용1억9606만원
공급업자와의 최초 계약체결과정에서 대리점이 투자한 창업비용은 평균 1억9606만원으로 나타났다.
대리점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64.2%로 가장 많았고,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는 경우도 17.4%로 상당히 높았다.
대리점과의 계약관계 유지 기간은 5년 이상인 경우가 70.7%(10년 이상 45.8%)로 나타났다.
영업기간 중 점포 리뉴얼을 실시한 대리점의 비율은 12.3%다.
점포 리뉴얼에 소요된 비용은 평균 5073만원으로 조사됐다.
리뉴얼의 평균 주기는 6.5년이었으며, 공급업자의 요청에 의한 결정이 33.0%, 자발적인 결정이 67.0%로 나타났다.
본사 '갑질' 여전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대리점 비율은 16.6%로 전년(15.9%) 대비 0.7%p 증가했다.
행위유형 별로는 판매목표강제(6.2%), 불이익제공(3.9%), 경영정보 제공요구(3.7%) 순으로 불공정거래행위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판매목표 강제 행위를 경험한 대리점 비율은 자동차판매(44.0%), 보일러(21.2%), 비료(18.9%) 업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공급업자가 현재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5.3%에 그쳤다.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공급업자(54.9%)의 50%는 표준대리점계약서의 주요 내용이 기존계약서에 포함돼 있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24.8%는 거래관계 및 업종의 특수성으로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표준계약서가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사용을 독려할 것"이라며 "대리점의 투자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공급업자의 부당한 계약해지나 계약 갱신거절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