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연방 사형수 37명 감형...찬반 들끓어
2024.12.24 04:55
수정 : 2024.12.24 04:55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연방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대기 중인 사형수 40명 가운데 37명을 감형했다. 다만 가석방은 앞으로 이들에게 적용되지 않아 평생 교도소에서 나오지는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까지 약 한 달을 남겨 두고 사형수 37명에게 삶을 선물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한 뒤 사형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AP에 따르면 그러나 이들의 범죄 피해자, 또 그 유족들 일부는 감형에 크게 반발했다.
감형된 이들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이다.
이들이 살해한 피해자들은 경찰, 군인, 연방 정부 소유 토지에 사는 주민들이다. 또 감형된 사형수 일부는 사망자를 낸 은행 강도, 마약 범죄자들도 있고, 연방 교도소에서 간수를 살해하기도 했다.
이날 37명이 감형되면서 이제 미국에서 처형을 앞둔 연방 교도소 내 사형수는 3명으로 줄었다.
감형되지 못한 사형수 가운데 한 명은 딜리언 루프로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교회에서 흑인 신도 9명을 살해했다.
또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이른바 ‘압력 밥솥 폭탄’을 터뜨려 경찰 1명을 포함해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도 감형되지 못했다.
감형이 제외된 마지막 사형수는 로버트 바워스로 그는 2018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 침입해 11명을 총으로 살해했다.
AP는 이번 감형을 두고 피해자와 유족들 일부가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은행 강도로 모친을 잃은 헤더 터너는 이번에 바이든의 감형으로 범인이 사형 집행을 면했다면서 바이든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터너는 범인에게 사형이 선고되기를 기다리며 법정에서 수 주일을 마음 졸였던 것이 이제 헛된 일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형 찬성론자들도 바이든이 퇴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고 사형수들을 대거 사면한 것은 월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은퇴한 오하이오주 경찰관 도니 올리베리오는 감형을 반겼다. 그는 자신의 동료이자 벗이 이번에 감형된 사형수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그가 처형됐다고 해도 살해된 자신의 동료와 자신에게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