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확인 좀…" "현장에 보내달라" 탑승자 가족들 오열

      2024.12.29 18:22   수정 : 2024.12.29 21:35기사원문

【 무안=황태종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사고 후 몇 시간이 지났는데 신원 확인도 제대로 못할 수가 있나."

29일 오전 9시3분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181명의 탑승자(승객 175명, 승무원 6명) 가운데 남녀 승무원 각 1명씩 2명만 살아남고, 179명이 사망한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하루 종일 가족이나 친지를 잃은 사람들의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사고 발생 후 수시간이 지나도록 당국의 신원 파악과 사고 대응, 소통 부족 등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사고 희생자는 연말연시를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거나 직장 동료 등과 친목여행을 갔다가 참변을 당한 광주·전남 지역민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무안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 마련된 탑승객 가족 대기실에서 당국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2명의 명단을 공지하자 곳곳에서 오열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졌다.


탑승자 가족들은 수습 상황을 알려줄 정부 관계자를 요청했지만 몇 시간 동안 대응이 없고, 매 시간 상황을 알리는 브리핑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 가족은 "사망자 명단과 사고 현황을 제대로 알려달라는 요구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가족은 "훼손이 심하다고 해도 수십년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눈으로 보면 알아볼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있다"며 "탑승자 명단을 토대로 가족 중 1명씩이라도 현장에 들어가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여객기가 추락사고 후 발생한 화재로 완전히 소실된 데다 숨진 탑승객들의 시신 훼손이 심해 임시 안치소에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에 곳곳에서 오열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사고 여객기 탑승자 중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직장 동료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됐다. 20세(2004년생) 미만 미성년자 탑승객은 15명으로,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가족과 함께 사고기에 탔던 것으로 추정된다.

탑승객 상당수가 광주·전남 지역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각급 학교는 재학생들의 해외출국 이력을 파악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교직원 5명과 전남 지역 학생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직원 5명은 사무관들로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지역 학생 4명도 사고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순군청 현직 공무원 3명, 퇴직 공무원 5명도 동반여행을 갔다가 참사를 당했다.
자매인 목포시 공무원 2명, 담양군 여성 공무원 1명도 탑승자 명단에 있었다. 광주시는 광주시민 81명이 사고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조당국은 이날 179명의 사망자를 수습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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