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밥 사먹으러 못 나가겠다"..노부부에 키오스크 강요하며 민폐 취급
파이낸셜뉴스
2025.01.04 05:00
수정 : 2025.01.04 06:16기사원문
!["무서워 밥 사먹으러 못 나가겠다"..노부부에 키오스크 강요하며 민폐 취급 [어떻게 생각하세요]](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4/06/25/202406251514045042_l.jpg)
[파이낸셜뉴스] 키오스크(무인 안내기) 주문이 익숙치 않아 헤매는 노부부의 도움 요청을 외면한 식당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식당측은 노부부가 실수로 누른 메뉴도 취소해주지 않은 사실이 전해졌다.
칼국수 먹으러 갔다가, '해물찜 대짜' 주문
글을 쓴 A씨는 "동네에 맛집으로 유명한 칼국수 가게가 있다. 시부모님 모시고 자주 가는데, 이번 주말에 시부모님 두 분이 다녀오신다고 하시길래 항상 먹는 메뉴를 알려주고 잘 다녀오시겠거니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시부모는 "이제 거기 못 가겠다. 무슨 핸드폰 같은 걸 눌러서 주문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알고 보니 해당 식당은 직접 주문을 받았던 시스템을 바꿔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키오스크 사용이 미숙했던 A씨 시부모는 직원을 불러 “키오스크 사용할 줄 모르니 주문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직원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키오스크로 주문하라. 보면 어떻게 하는지 알 거다”라고 말한 뒤 가버렸다고 한다.
이에 노부부가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다 못한 옆 테이블 손님 B씨가 노부부를 도와주러 왔다. 그리고 노부부가 실수로 이미 ‘해물찜 대자’를 주문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주문 취소 요청했더니 "신중히 주문하라는 문구 읽어봐라" 거절
주문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B씨는 “아직 조리 시작도 안했을텐데 메뉴를 취소 해달라”고 직원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은 "테이블에 있는 문구 읽어봐라. 지금까지 아무도 취소해 준 적 없다"며 거절했다. 테이블에는 '들어간 주문은 취소할 수 없으니 신중히 주문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결국 A씨 시부모는 자신을 도와준 손님과 직원 간에 싸움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억지로 해물찜을 먹고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에게 "이제 거기 못 가겠다. 어디 무서워서 밥 먹으러 못 나가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우리야 날 때부터 계속 신문물을 배우니 뭐가 생겨도 금방 쉽게 쓴다. 근데 그게 어르신들도 당연한가?”라며 “아직 조리 시작도 안 했는데 주문 변경 좀 해주면 어떻고, 꼭 이렇게 어르신들을 사회에서 민폐처럼 만들어 버려야 하는지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죄송해서 눈물이 난다”고 속상해 했다.
누리꾼들 "우리 부모님이라 생각하니 열받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 전까지 직접 주문이었으면 좀 도와주지”, “조리도 시작 안 했는데 취소 안 해주는 건 무슨 심보야”, “우리 부모님이 당했다고 생각하니 진짜 열받네”, “너도 나이 들어봐라. 시대 변화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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