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요양시장 14조 급성장 … 금융사 '몸집 불리기' 사활

파이낸셜뉴스       2025.02.09 18:28   수정 : 2025.02.09 18:28기사원문
<2> 미래산업 뛰어드는 금융권
日보험사 ROE 6년새 두 배 상승
국내 금융사 "수익성 높다" 경쟁
하나금융, 종합시니어사업 구축
KB금융, 요양 서비스사업 확장

2022년 요양시장 14조 급성장 … 금융사 '몸집 불리기' 사활[초고령사회, 금융권 새 먹거리 요양산업]


2022년 요양시장 14조 급성장 … 금융사 '몸집 불리기' 사활[초고령사회, 금융권 새 먹거리 요양산업]


주요 금융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요양산업을 점찍었다. 저출생·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래 산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뿐만 아니라 고령자가 가장 많은 중국에서도 요양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 금융사들의 요양시장 진출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오는 2030년 168조원으로 133.3% 성장할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층으로 본격 진입하면서 실버산업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산업 중에서도 요양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요양시장 규모는 2018년 8조원에서 2022년 14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15.6% 커졌다. 이 기간 이용자 수는 103만명에서 167만명으로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은 이미 지난 2022년 요양시장 규모가 약 100조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국내 시장 규모가 10조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요양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 보험사들이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생명보험사 상위 9곳의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9.4%로 나타났다. 2017년 11.4%에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상승한 것이다.

수익성이 증명되자 2023년 11월 일본 최대 생명보험사 닛폰생명도 1위 요양기업 니치이홀딩스를 인수, 요양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솜포홀딩스는 2016년 요양산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솜포홀딩스가 요양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솜포케어의 매출액은 2016년 1107억엔에서 2023년 1498억엔(약 1조3700억원)으로 확대됐다.

중국의 경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대형 보험사가 주요 대도시에서 실버타운을 직접 건설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중국 보험사 23곳이 요양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연금보험을 판매하는 등 기존 보험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 중국 생보업계 4위 태강보험은 중국 내 12개 주요 거점도시에 부유층을 위한 고급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을 세우고, 재활병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을 검토했을 때 신사업으로서의 성장성이 확실히 보인다"며 "최근 국내 대형 보험사들까지 요양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들도 특화 자회사는 물론 지주 계열사가 뭉친 특화 브랜드를 구축하며 '몸집 불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순히 요양뿐만 아니라 시니어 사업 전체를 겨냥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고령층 전문 브랜드인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했다. 은퇴 설계부터 상속·증여, 건강관리 등 금융 및 비금융을 망라한 종합 시니어 사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말에는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과 '하나더넥스트 케어보험'을 출시해 장기요양 생활 자금 및 재가·시설급여 지원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KB금융그룹도 종합금융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생명보험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엄 요양시설과 데이케어센터, 실버타운 등을 운영한 데 이어 교육·컨설팅·푸드를 비롯한 종합시니어 서비스로 점차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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