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vs "댓글 조작한 가짜뉴스"...문형배 '동창카페' 둘러싼 진실공방은
파이낸셜뉴스
2025.02.13 19:13
수정 : 2025.02.13 19:13기사원문
시민단체, '아청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 제출
보수 유튜브는 '행번방' '판사방'이라며 비난
"2009년 쓴 댓글, 2013년 이미지에 붙였다"
문 재판관 댓글 조작됐다는 의혹 제기 돼
'댓글 지우기 위해 자리 비웠다'는 건 '허위'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인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서 음란물이 공유됐음에도 이를 방관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카페가 '판사방' 또는 '행번방'이라는 주장과 '조작된 내용'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헌재는 13일 "해당 카페는 동창카페로 경찰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카페 해킹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바란다"고 경찰에 요청한 데 이어 경찰도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작' 주장과 함께 '권성동 비키니 감상'까지 소환

탄핵을 찬성하는 쪽에선 문 재판관과 카페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이미지는 조작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이미지는 2013년에 카페에 업로드 됐다는 음란물이다. 해당 음란물에 '문형배'라는 이름으로 달린 댓글을 근거로 문 재판관을 공격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카페 메뉴 중 하나인 '끝말잇기 코너'에 2009년 문 재판관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을 가져와 2013년 게시물에 합성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댓글의 내용은 "세상 사는 재미가 없나 보군 여기서 죽치고 있는 걸 보니"다.
카페에 올린 댓글을 지우기 위해 문 재판관이 재판 중 자리를 비웠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도 내놨다. 사진 속 빈 재판석은 문 재판관의 자리가 아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 재판관 후보의 임명을 보류하면서 비어있는 자리다.
댓글을 지웠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해당 카페에 들어가 보니) 아직도 댓글 클릭하면 다 보인다. 게시글이 삭제되면 그 글에 달린 댓글에 '삭제된 댓글'이라 뜰 뿐"이라며 "문 재판관이 직접 지운 댓글은 없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재판관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에 우려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팩트체크넷 민주파출소 일일 브리핑'에서 "음란물과 연관된 허위조작 정보를 만들어 광범위하게 유포하는 등 문 재판관 등에 대한 인신공격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허위조작감시단장인 김동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른바 행번방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많은 제보가 잇따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작된 정보를 근거로 (단순 회원인) 문 재판관이 해당 카페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식으로 '행번방'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 공세를 넘어 사법 질서를 흔들고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 재판관을 둘러싼 논란에 온라인에선 과거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메라에 찍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소환하기도 했다.
2014년 당시 권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 중 비키니 모델을 검색한 걸 언론에 보도한 내용이다. 권 의원은 "난 마지막 질의가 끝난 상태였다. 나머지 분들의 질의를 듣다가 뉴스를 봤다. 연예면을 보다가 그렇게 됐다"면서 "아내에게 혼났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으로 본회장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감상하던 심재철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 기사도 회자됐다.
보수 유튜브는 "'행번방' '판사방'은 제2의 N번방"
문 재판관이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는 이날 문 재판관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5항'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문 재판관과 음란물이 게시됐다는 문 재판관의 '고교 동창 카페' 운영자다.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가 주장하는 내용은 보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장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단체 신민향 대표는 "(문 재판관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문) 카페의 ‘유머방’에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2000건 이상의 음란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고 한다"며 "카페 글 중에는 ‘여자가 그리워서’ ‘특별한 밤’ 등과 같은 제목의 올린 글이 게재됐고 해당 카페에 문형배 피고발인이 가입돼 있다"고 밝혔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도 비슷한 내용이 올라왔다.
채널 운영자는 "각종 불법 음란물이 수년간 공유되고 있는 한 카페에 문형배가 가입돼 있고 댓글도 달았다"며 "문 부장판사 승진 축하글도 있고 친구들이랑 음란물도 수 년 간 무더기로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사방''목사방'보다 더한 '판사방''행배방'"이라며 "경찰 조사부터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문 재판관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SNS를 통해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사실상의 최종심급 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이 무려 2000여건의 불법 음란물이 게시, 유통되는 현장을 방관했다는 이른바 행번방 논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배 의원은 "해당 SNS 관리자가 문제의 게시물들을 황급히 삭제했지만, 미성년 음란물에 음담패설성 댓글까지 오고 갔고 이를 문 재판관이 묵과했다는 보도들도 있다"면서 "사실이라면 문 재판관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장 사의를 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박성훈 의원도 SNS에서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음란물이 다수 게시된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해당 카페에는 여성 나체 사진과 성행위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다수 올라왔으며, 문 재판관의 친구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적발되더라도 그가 풀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대화까지 오갔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박수영 의원도 문 재판관의 관련 논란에 대해 "재판 중에 나와 댓글을 모두 지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분도 해명이 필요하다"면서 "문형배 대행이 댓글을 단 일부 사진들이 있는데 차마 올릴 수 없는 정도"라고 부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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