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아득해지면서 '핑글'… 뇌·심장이 보내는 이상신호일수도
파이낸셜뉴스
2025.02.14 04:00
수정 : 2025.02.14 04:00기사원문
원인과 진단 중요한 '어지럼증'
빙빙 돌고 머리 움직일때 심해진다면
이석증·메니에르·뇌 병변 등 가능성
쓰러질 것 같다면 저혈당·심장 체크를
평소 스트레스·우울감 관리도 중요
![눈앞 아득해지면서 '핑글'… 뇌·심장이 보내는 이상신호일수도 [Weekend 헬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2/13/202502131949499415_l.jpg)
전문가들은 13일 어지럼증은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지럼증, 뇌 이상신호일수도
빙빙 도는 느낌은 '현훈'으로 불린다. 주변이 움직이는 듯 느껴지고, 머리를 움직일 때 악화된다. 주로 귀의 평형기관이나 뇌 문제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걸을 때 균형을 잡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눕거나 앉아 있을 때는 괜찮지만, 걸을 때 비틀거린다. 뇌 병변, 척수 병변, 다리 신경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실신성 어지러움은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심장 문제, 혈압약, 저혈당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 외에도 머리가 띵하거나 몽롱한 느낌, 공중에 뜬 듯한 느낌 등이 있다. 정신적 요인이나 약물 등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뇌 질환과의 관련성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이 다양해 집에서 정확한 진단은 어렵다. 갑자기 어지러움이 생기면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두통, 균형 장애, 의식 변화,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뇌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이 크다.
윤영신 서울시 서남병원 신경과 과장은 "심한 어지러움이 있을 때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필요하면 증상 완화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며 "대부분 수일 내 호전되지만, 만성적이거나 재발하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어지럼증, 신체와 정신 모두 해친다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 스트레스나 우울감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어지럼증과 심리적 요인의 관계를 밝혀냈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 4147명의 데이터 분석(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을 통해서다.
그 결과 어지럼증은 특히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했으며,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우울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발견됐다. 여성의 경우 관절염 진단, 흡연, 스트레스, 우울이 어지럼증과 관련된 반면, 남성은 연령, 교육수준, 음주, 스트레스 및 우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어지럼증은 고막이상,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 이외에도 5시간 이하의 짧은 수면시간, 높은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이 연관되어 있었다.
또한 만성 어지럼증과 일반 어지럼증은 우울 증상의 양상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우울한 기분 자체가 주요한 증상이지만 만성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몸이 느려지거나 초조해지는 등의 신체적 증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만성 어지럼증이 우울한 기분을 넘어 정신운동 기능과 관련된 신체적 증상과 관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지럼증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므로 이비인후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이 협력하는 다학제적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년기 어지럼증, 특히 주의해야
어지럼증은 노년기로 갈수록 더 흔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어지럼증은 75세 이상 노인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이며 85세 이상에서는 50%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들은 어지럼증을 '나이 때문'이라며 체념하기 쉽다. 그러나 노년기 어려움증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트릴 뿐 아니라 낙상의 위험을 매우 높여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균형을 잘 잡기 위해서는 몸의 여러 감각이 잘 협조가 되어야 한다. 체성감각, 전정감각, 시각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노안이 오듯이 이런 감각정보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기능이 저하되어 특별한 질병이 없이도 균형잡기가 어려워지고 이런 상태를 '어지럽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내과적 질환으로 인한 약물 복용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혈압약이며, 노년기에는 여러 종류의 혈압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항히스타민제, 우울증 치료제 등 항콜린성 작용이 있는 약물도 어지럼증을 흔하게 유발한다. 항불안제, 근육 이완제, 전립선 비대증 약물 등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노년기 어지럼증은 만성적으로 지속되며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많은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며 "한 환자의 경우 수년간 악화되는 어지럼증과 균형장애를 호소했지만 적극적인 균형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됐다. 노년기 어지럼증은 정확히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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