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버티며 쿠팡·편의점 알바하고 있다" 고백한 前 국회의원 누구?
뉴스1
2025.03.13 09:29
수정 : 2025.03.13 10:10기사원문


2024.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불과 10개월 전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던 이가 편의점, 쿠팡 알바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13일 SNS에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다"며 아무리 전직이라지만 국회의원이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밝힌 이는 김은희(34· 국민의힘) 전 의원.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 전 의원은 2024년 1월 5일 국민의힘 비례대표였던 허은아 의원이 개혁신당 합류를 위해 탈당,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아 2024년 5월 29일까지 146일간 의원 생활을 했다.
모아둔 돈 없고 테니스장 운영도 안 돼…새벽, 주말 알바 시작
김 전 의원은 "작년 5월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6월부터 (경기 고양시 테니스장) 테니스 코치로 복귀했지만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하는 바람에 본업인 코치 일에 집중하지 못해 급기야 유일한 생계 수단인 테니스장 사업이 운영 불가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 동안 후원회를 만들지 않고 제 개인 월급으로 모든 활동 경비와 테니스장 유지비를 지출하는 바람에 모아둔 돈도 없었다"면서 "테니스장을 팔기로 하고 계약 직전까지 갔었지만 주위 사람들과 가족들의 설득으로 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재정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걱정과 불안으로 불면증이 생겨 어차피 뜬눈으로 밤을 새울 바에는 그 시간에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새벽 알바를 알아봤다"며 그래서 "레슨이 없는 새벽 시간, 주말 시간에 편의점 알바, 쿠팡 헬퍼 알바를 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다"고 했다.
84시간 못 자고 일한 날도…알바 중 아는 분 만난 뒤 펑펑 울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사람들도 만나 네트워크 활동까지 하니 일주일에 2~3일은 30시간 이상 뜬눈으로 지새운 날이 대부분이었고, 어떤 날은 84시간 동안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새벽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했고 어느 날 같은 건물 상가 당구장 사장님과 마주친 뒤에는 혼자 한참을 울었다"며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겁고 벅차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 "쿠팡 헬퍼는 낮에 4시간 근무로 시작했다가 오전 1시 30분~9시까지 시간을 늘리고 스케줄이 되는 날에는 오후 6시 30분~다음 날 오전 1시 30분까지 지원해서 나가기도 했다"며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들의 일에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더라"고 그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단기직, 알바 대부분 열심히 사는 분들…국가가 사다리를 만들어 줘야
김 전 의원은 이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는 안전하게 자산을 모으고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이제는 평일에는 알바할 수 없을 정도로 테니스장 운영이 좋아져 평일 알바는 그만해야 할 것 같다"고 알린 뒤 "가진 것이 없어서 좌절할 시간에 뭐라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2018년 6월, 초등학교 시절 코치 A 씨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체육계 첫 미투'에 나섰다.
A 씨는 징역 10년과 함께 1억 원의 손해배상 지급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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