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일 한국 공격, OECD는 성장률 1.5%로 내려
파이낸셜뉴스
2025.03.18 17:59
수정 : 2025.03.18 19:04기사원문
美 주요 무역적자국으로 한국 거명
전부처·기업 힘 합쳐 대응책 세워야
![[fn사설] 美 연일 한국 공격, OECD는 성장률 1.5%로 내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8/202503181800079243_l.jpg)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석달 만에 0.6%p나 내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정책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OECD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유럽과 중국,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을 미국의 대표적인 무역적자국으로 지목했다. 해싯 위원장이 무역적자의 배경으로 비관세장벽을 거론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세 외에 비관세장벽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논리다.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액은 557억달러(약 81조원)를 기록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8번째로 무역적자액이 많은 교역국이다. 양국은 FTA 체결로 무관세 무역을 하고 있는데, 협정을 휴지로 만들고 미국에 유리하게 판을 다시 짜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셈이다.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한국은 트럼프발 무역정책의 폭풍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미 자동차나 철강 등의 업종에서 순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다. 한국 기업들의 체감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커질 수도 있다. OECD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보면 미국 관세의 타격을 강하게 받는 멕시코·캐나다를 제외하면 한국의 하락폭이 가장 크다. 그만큼 OECD가 한국 경제를 취약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은 무역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 상호관세를 때리면서 상대국들이 스스로 비관세장벽을 걷어내며 항복의 깃발을 들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식이다. FTA 폐기까지 거론하며 우리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진 한국은 대응전략을 세우기는커녕 사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로기 상태로 허우적대니 답답한 노릇이다. 일본 각료들이 미국을 상대로 관세부과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부과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잇달아 요청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무역의 새로운 기준뿐만 아니라 업종별, 품목별로 그들에게 유리한 요구사항들을 협상 테이블에 꺼내 놓을 것이다. 의사결정 체계가 무력화된 처지를 간파당한 이상 우리는 미국에 끌려다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따져보면 '선관세폭탄·후협상' 전략을 펼 공산이 크다.
미국 주도의 협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는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초강력 폭풍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최선의 전략을 우리도 세우고 있어야 한다.
대응 카드 없이 맞는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것이다. 완전히 회피할 수 없다면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차선이다. 정부 부처와 기업을 망라한 컨트롤타워도 가동해야 할 것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