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 데이터 정책 새판 짜야
파이낸셜뉴스
2025.03.19 18:06
수정 : 2025.03.19 21:33기사원문
![[이구순의 느린 걸음] AI 강국, 데이터 정책 새판 짜야](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9/202503191824167478_s.jpg)
전 세계 정부나 기업을 막론하고 인공지능(AI) 전략이 무거운 숙제 아닌 곳이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들은 AI 사업 전략이 성패를 가른다. 미국과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엎치락뒤치락 AI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인공지능(AI) 기본법'을 제정하고 'AI 3대 강국'에 도전 채비를 갖췄다. 내년 초 AI기본법 시행을 위해 주요 하위규정 정비에도 착수했다. 그중에는 AI의 핵심인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체계도 포함됐다. 민간에 AI 학습용 데이터를 유통·활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통합 제공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AI허브'를 통해 833종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해 제공 중인데, 단순 학습 데이터 제공에 그치지 않고 민간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수요를 찾아내고, 활용의 편리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AI산업 발전을 위해 하드웨어 지원에 집중돼 있던 정책의 시각이 데이터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반갑다.
AI 강국을 위해 대대적으로 제도를 손보는 김에 데이터 정책의 새 판을 짰으면 한다. 그간 우리나라의 데이터 정책은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민이 금전적·시간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개인정보를 봉쇄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었던 게 사실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디지털 정보는 '단순 보호'가 아닌 '안전한 활용'에 정책의 핵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하물며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 AI시대에는 더더욱 적극적 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올 1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 뒤에는 사실 중국 정부의 데이터 개방정책이 있다. 중국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도입하면서도 AI 연구와 산업 발전을 위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의료·교통 등 다양한 산업 데이터를 정부가 중개하고, 기업이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가 있으니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탄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데이터 정책의 초점을 새로 짰으면 한다. 가명정보 활용기준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연구·산업 목적의 데이터 활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실질적으로 기업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공공 데이터도 과감하게 개방해 의료·금융·교통 등 다양한 산업 데이터를 가명처리한 후 AI 연구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데이터 이동과 결합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또 데이터 활용에 궁금한 점이나 어려운 점을 하나의 규제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처리 체계도 갖춰야 한다. 금융, 의료, 건설 등 소관부처마다 쫓아다니며 각기 다른 기준을 맞추라고 책임을 넘기면 안 된다. AI 강국을 위해 AI 반도체 개발만 지원하는 것은 반쪽짜리다. 안심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AI 산업이 성장한다.
이구순 이벤트사업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