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美 통화정책…한은의 금리 셈법은
뉴시스
2025.03.20 07:28
수정 : 2025.03.20 07:28기사원문
연준 올들어 2회째 금리 '동결' 파월 "상당한 불확실성…금리 경로 판단 어려워" 한은 인하도 신중론…집값·가계부채·고환율 발목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9일(현지시각) 올해 두번째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 결과 우리나라와 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FOMC는 성명을 통해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상당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적절한 금리 경로에 대한 평가는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일단 관망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고 시사하면서 한은 역시 통화 완화에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이어 올해 2월 금리 인하 효과를 관망하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환율 등 금융 불안 변수가 잦아들 때를 기다릴 것이란 얘기다.
사실 경기만 보면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종전 1.9%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월 1.5%로 낮춰잡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종전 2.1%에서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대폭 하향했다.
하지만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1450원대에서 등락하는 환율이 더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다. 달러지수는 2월 초 108선에서 최근 103선으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타격 우려와 정국 불안에 원·달러는 여전히 1450원대다.
치솟는 가계부채도 문제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4조3000억원 늘며 지난해 11월(5조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주택거래 회복에 주택담보대출이 전월에 비해 5조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끌었다.
최근 강남 집값 급등세가 주변으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면서 금리 인하 여건은 더욱 힘들어졌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3월 둘째주 강남 3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최근 공개된 2월 금통위 의사록에는 토허제 해제에 따른 주택시장 과열이 우려가 담겼다. 장용성 위원은 전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고민했던 요소들이 다시 또 나오는 것 같아서 신중하게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전날 정부의 토허제 확대 적용 효과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가 늘고, 환율이 높은 상황으로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나 되야 추가 인하에 나서 연내 1~2번 내릴 것"이라면서 "정치적 안정과 함께 내수 경기 부진에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만, 집값과 가계부채, 환율 등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 적기로 5월보다는 7월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연내 1회 금리를 낮춘 후 내년 초에 한 차례 더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추가 인하 횟수로는 5월 혹은 7월 한 차례를 예상한다"면서 "경제와 환율, 가계부채, 물가 등을 감안해 내년 상반기 추가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금리 인하 사이클은 종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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