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시계 더디게 가는데… 尹선고 빠를수록 유리한 이재명
파이낸셜뉴스
2025.03.26 18:32
수정 : 2025.03.26 21:26기사원문
李, 원칙대로라면 6월 중 최종심
이보다 앞서 대선 치러야하는 입장
헌재에 선고일 지정 거듭해서 압박
현실적으로 4월로 넘어간 분위기
법조계는 4일·11일 유력하게 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될 경우 출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선고 결과에 따른 조기대선 여부와 일정 모두 안갯속에 빠진 상태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선 일부 발언을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는데, 2심은 해당 발언들을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쟁점은 크게 두 갈래였다.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발언한 게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다.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은 물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되고 형 확정 이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10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2개월 내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사건은 선고일정이 잡히지 않아 선고 결과에 따른 조기대선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사건은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지 100여일, 지난달 25일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여가 넘었지만 헌법재판소의 고심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탄핵소추부터 선고까지 각각 63일, 91일이 걸렸는데 최장기간 심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핵심판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 노 전 대통령은 14일, 박 전 대통령은 11일이 걸린 바 있다.
통상 헌재는 선고 2~3일 전에 선고기일을 공지해왔는데, 이날까지 기일이 지정되지 않으면서 4월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주말 사이 보안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러도 다음 주 중·후반은 돼야 파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기습적으로 선고일을 공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으나, 27일 일반사건을 대거 처리하는 만큼 이번 주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헌재가 이틀 연속 선고를 내린 사례는 1995년 12월 27~28일 한 차례뿐이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다음 달 18일 종료된다는 점에서 4월 중순 안으로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재가 '6인 체제'로 되는 만큼 이전까지가 윤 대통령 선고 '데드라인'으로 여겨진다.
법조계 안팎에선 선고일로 4월 4일과 11일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이 모두 금요일에 선고된 데다 선고 전후 안전문제 등을 고려한 관측이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된다. 세부 쟁점을 두고 재판관들의 이견이 큰 탓에 조율에 시간이 걸린다는 관측과, 의견은 어느 정도 일치했지만 반론의 여지가 없도록 신중하게 결정문을 작성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해석 등이 나오고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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