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우려에 외국인 6조 '매도폭탄'…살얼음판 걷는 韓증시
파이낸셜뉴스
2025.04.06 18:46
수정 : 2025.04.06 18:46기사원문
공매도 재개 일주일 '장세 혼돈'
하루 평균 거래 대금 1조원 돌파
"외국인 대형주 위주로 팔아치워"
美증시, 8개월 만에 4만선 붕괴
조정 국면 진입…불확실성 고조
"국내증시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美관세우려에 외국인 6조 '매도폭탄'…살얼음판 걷는 韓증시 ['美증시 패닉' 불똥 튄 한국]](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6/202504061846025799_l.jpg)
공매도 재개 일주일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주도세력은 외국인이다. 특히 미국 증시가 관세충격과 경기침체 우려로 8개월 만에 4만선이 붕괴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외국인의 공매도 압력도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이번 주 국내증시의 블랙먼데이 등 후폭풍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 일주일간 관련 거래대금은 총 6조4045억원이다. 5거래일간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1조2809억원이다. 특히 지난 4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4222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735억원 늘어나는 등 4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매도 전면 재개 후 지난 1주일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체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63%이다. 공매도 금지 이전이던 지난 2023년 10월 일평균 거래금액이 791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최근 공매도 거래대금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비중도 당시 코스피 6.67%, 코스닥 3.49% 수준이었는데 최근 1주일간 평균은 각각 10.40%, 3.59%로 늘었다. 코스닥보다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지난 4일 공매도 거래비중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홈쇼핑은 공매도 거래대금이 무려 3조5800만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60%에 육박했다. 이어 한미반도체(40.48%), HPSP(38.69%), SK이노베이션(35.81%), LG디스플레이(31.71%) 순이었다. 상위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년5개월간 공매도 금지로 잔고가 10조원에서 3조원까지 줄었다. 다시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도 "이를 고려해도 규모가 크다. 공매도 재개 초기라서인지 글로벌 롱숏(저평가된 주식 매수·고평가된 주식 매도하는 투자전략) 때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우려도 있고 시장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 공매도가 재개돼 대형주에 공매도 수요가 몰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공세 거세질듯
공매도의 90%가량이 외국인에게 쏠렸다. 지난 4일 기준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코스피 시장에서 89.69%, 코스닥 시장에서 85.92%였다. 지난 3월 31일 이후 양 시장에서 모두 80%대 후반 넘는 비율을 유지했다. 공매도 금지 이전 외국인과 기관 비율이 7대 3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쏠림이 심화됐다.
앞서 정부는 공매도 재개에 앞서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도 단행했지만 아직 큰 변화가 목격되지 않았다. 이는 자금 유출입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요인으로도 해석된다. 외국인은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와 달리 시장 내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관세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고조로 미국 증시가 폭락을 이어가는 등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잿빛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 다우지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2231p(5.5%) 급락한 3만9314로 마감했다. 4만선을 밑돈 건 2024년 8월 13일(3만9765)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는 일주일 새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한국 증시도 외국인 공매도 확산 등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조정국면 진입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의 공매도 규모가 커질 수 있어 보수적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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