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당일배송 경쟁 '치킨게임' 치닫나

      2015.11.16 18:24   수정 : 2015.11.16 18:24기사원문
유통업체 쿠팡의 당일배송서비스인 '로켓배송'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택배업계가 당일배송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택배업체간 당일 배송 경쟁은 소비자로선 택배비용부담을 덜어주는 호재로 나쁠게 없지만, 택배업계로선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해 3월 출시한 로켓배송을 공격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하는데 맞서, CJ대한통원.한진택배 등 경쟁 택배사들이 잇따라 당일 배송 서비스 출시하고 있다. 또 택배기업들은 쿠팡을 상대로 로켓배송 서비스 중단을 위한 법적소송도 진행하면서 압박하고 있다.

■'로켓배송'위에 '더 빠른 배송'

물류업계 점유율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이 로켓배송에 맞서 '당일배송 전쟁'의 선봉에 섰다. CJ대한통운은 전국 당일배송인 'CJ The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달 초 개시했다. 이는 오전 11시 이전까지 물류센터로 입고된 주문 상품을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90% 이상의 지역에서 당일 오후까지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또 긴급한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탁해' 등 오토바이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 메쉬코리아와 제휴해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을 완료하는 특급 배송 서비스를 내년 초 수도권지역부터 제공키로 했다.


이어 한진택배도 당일배송에 동참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일부지역에서 당일배송이 가능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배송, 업계에 '毒'되나

이 같은 물류 업계의 당일배송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24시간 안에 자체 직원이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쿠팡의 경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1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에 1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는 물류와 직접 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송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포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경우 회사의 이미지를 좋게 만든 다음 투자를 받아 성장하려는 회사"라면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던 물류업계가 이같은 출혈 경쟁에 휩쓸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戰 까지 불사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업체들은 지난달 13일 한국통합물류협회 명의로 "쿠팡의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물류협회는 로켓배송이 배송료가 상품가격에 포함된 형태의 유상운송으로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사용자는 자가용 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 측은 "직접 사들인 물건을 배달하고, 별도의 배송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택배업이 아니며 9800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무상배송"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물류협회와 쿠팡은 지난 4일 열린 가처분 신청 첫 심리에서 서로의 주장만 확인했을 뿐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내달 2일까지 재판부에 보완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 이후에 재판부의 판단이 결정된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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