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글로벌 경기 회복..정유사업 ‘신 중흥기’ 누린다

      2018.04.03 17:09   수정 : 2018.04.03 17:09기사원문
국내 정유업계가 성장정체로 고민했던 정유사업에서 '신 중흥기'를 맞고 있다. 유가 안정 속에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미국과 중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시기까지 겹치면서 올해 정유사업의 실적 개선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들이 한결같이 석유화학 중심의 '탈정유' 전략을 추진중인 걸 무색하게 올 들어 정유사업에서 뚜렷한 호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 수급 현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 규모가 일제히 전년보다 개선됐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가 공개한 2월 국내 석유수급현황에 따르면 원유수입 물량은 9400만 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다. 하루 평균 337만 배럴씩 원유가 수입되는 셈이다. 휘발유, 등.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 규모도 전년보다 4.9% 증가한 1억2900만 배럴에 달한다. 석유제품 수요도 지난해보다 2% 늘어난 1억2100만 배럴로 확대됐다. 특히, 2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4.6% 증가한 4600만 배럴로 전체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2월 등유와 벙커C유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150.9%, 401.3%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산업용 등유와 벙커C유 수요가 크게 늘면서 수출 물량이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고려하면 지금의 견조한 수급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초 부진했던 정제마진도 2월 이후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가를 제외한 이익으로 정유사업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다.

지난 1월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6.2달러까지 떨어져 우려를 샀다. 통상 원유 1배럴의 정제마진이 5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정제를 할 수록 손해로 여겨진다. 1월과 달리 2월 들어 정제마진은 배럴당 7.4달러까지 회복됐으며, 3월에는 7.7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국내 정유업계서는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르면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정유사들은 1월에 비해 3월에만 정제마진 개선으로 6000억~7000억원의 수익 증가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정유사들이 대거 정기보수에 돌입한 반사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은 올 1.4분기 정제설비 가동률이 87%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중이며, 중국도 소규모 정제설비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월 말 기준 65.2%까지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속에 업계에서는 올 1.4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사업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20~40%씩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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