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해외감축량 대부분 국내로 돌린다

      2018.06.28 17:25   수정 : 2018.06.28 20:57기사원문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전체 감축량(37%) 중에 해외에서 줄이기로 한 감축량을 국내로 돌리기로 했다. 다만 정부 계획대로 국내 감축량이 늘어나면 국내 산업계 등 온실가스 배출원 등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28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공개했다.



■국외 감축 1600만t으로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국외 감축량을 최소화하고 이를 국내 감축량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기존 로드맵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8억5100만t으로 추정하고 BAU의 37%(3억1500만t)를 감축할 계획인데, 이 중 국내감축분은 25.7%(2억1900만t), 국외감축분은 11.3%(9600만t)다.
여기서 국외 감축분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다. 비용과 그것을 부담하는 주체가 모호했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에서 해외에서 줄여야 할 온실가스 9600만t을 1600만t으로 수정했다. 이 같은 계획으로 차이가 생기는 8000만t은 온실가스 배출원과 감축수단을 활용해 줄이겠다는 것. 정부는 이 중 산업계가 4000만t을 기존보다 더 부담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각 배출원 분야별로 임의적으로 할당한 것이 아닌 산업계 등에서 감축해 가능한 범위를 올려줘 이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맵에 따르면 산업부문의 BAU 대비 감축률은 2016년에 발표한 11.7%에서 20.5%로 증가했다. 정부는 산업공정을 개선하고 에너지 이용효율 제고, 친환경원료 대체 등으로 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온실가스 배출을 하는 분야 이외에도 재생에너지 등으로 5780만t을 줄이기로 했다. 이 중 정부는 재생에너지, LNG발전을 확대하고 전력 수요 관리 강화와 송배전 효율 개선 등으로 2370만t을 감축하기로 확정했다.

■기업들 "엎친 데 덮친 격"

당장 산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 관계자들은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강요하는 이번 수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국내외 사업장에서 3.1GW급 태양광 설치계획을 밝히기도 했다"며 "하지만 급작스럽게 로드맵을 바꿔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정유·석유화학업계, 철강, 시멘트, 건설업계 등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 기준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등 가뜩이나 우호적이지 못한 수출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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