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종로경찰서 조사도 거부..'엘베' 있는 남대문서로 병합

      2022.07.25 11:17   수정 : 2022.07.25 11: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주장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하려다 "경찰서 내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며 조사에 불응했다. 혜화경찰서와 용산경찰서에서도 같은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데 이어 세 번째다.

25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이날 오전 종로서에 출석했다.



하지만 박 대표와 이 회장은 종로서 내에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경찰서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난 14일 혜화서, 19일 용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지만 같은 이유로 조사에 불응했다. 현재 전장연은 종로서를 비롯한 혜화서, 용산서, 수서서, 영등포서, 남대문서에서 수사 받고 있다.

박 대표는 "법이 생긴 지 24년이 지났는데도 경찰은 장애인들의 편의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은 이 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변명할 것이 아니라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서 측은 1층 내부에 별도 조사장소를 준비했다고 안내했지만 박 대표는 "1층에 조사장소가 있는지보다 공공건물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남대문경찰서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해 현재 6개 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전장연 관련 사건을 모두 병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조사 편의·수사 효율성 등을 고려해 승강기가 설치된 남대문서로 사건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용산서 방문 뒤 '전장연 사건 관련 남대문서에서 병합 수사 예정' 등 문자가 활동가들에게 발송되고 있다"며 "장애인 시설이 갖춰진 남대문서로 몰아서 하겠다는 꼼수로 장애인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전장연은 다음달 2일 오후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병합 수사 방침과 활동가들에 대한 출석 요구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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