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뭐가 떠다녀요"…다른 증상 동반하면 위험할 수도
2022.11.20 06:36
수정 : 2022.11.20 10:15기사원문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처리, 출퇴근을 할 때 쳐다보는 스마트폰, 퇴근 후 쉬면서 TV를 보는 등 온종일 전자기기와 함께 하니 눈에 피로가 쉽게 쌓인다.
가끔은 눈을 감고 눈앞에 무엇이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한데 날파리나 애벌레 모양의 이물질이 보인다면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특히 "날파리가 보인다"며 당황한 기색으로 안과를 찾는 이들도 많은데 최문정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20일 "시야 일부가 가려진다면 비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발생…증상과 형태는 다양
눈에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를 투명한 젤과 같은 유리체라는 물질이 채워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젤 성분이 물로 변하게 되는 유리체 액화가 진행하면 투명한 유리체 안에 혼탁이 생기게 된다.
이 혼탁은 밝은 곳에서 그림자를 생기게 해, 마치 모기나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돼 이를 비문증 또는 날파리증이라고 부른다. 비문증과 비슷한 증상으로 눈앞에 불이 번쩍하는 것과 유사한 '광시증'이 있다.
비문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근시가 심하거나 안내 수술(눈 안쪽의 수술), 눈 속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취약하다.
비문증의 증상과 형태는 다양하다. 곤충모양, 점 모양, 동그란 모양, 아지랑이 모양, 실오라기 같은 줄 모양 등이 보이며 수시로 변할 수 있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보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다니는데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는 더 뚜렷하게 보인다.
평일에는 업무를 하느라 컴퓨터 화면을 보고 스마트폰, TV 화면 등을 온종일 보니 눈에 피로가 쉽게 쌓여 안구 노화가 빨리 찾아온다. 이는 젊은 사람에게도 비문증이 발생하는 이유가 된다.
◇지속되거나 다른 증상 동반되면 안과 찾아야
비문증은 치료 방법이 없다. 김안과병원에 따르면 비문증 자체는 특별히 눈에 해롭지 않고 1~2년 정도 지나면 많이 적응돼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지만, 심각한 안질환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갑자기 며칠 새 떠다니는 것들이 많이 늘거나 시야의 일부가 검게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한쪽 눈의 시력이 많이 떨어지고 몇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망막에 구멍이 생긴 망막열공이나 안구 내벽에 붙어있어야 하는 망막의 일부 혹은 전체가 떠있는 망막박리 등 심각한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실명의 위험도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더욱이 망막박리는 망막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중심와 부위'(시력에 가장 중요한 신경들이 밀집해 모여있는 부분)까지 침범한 경우 성공적으로 수술이 이뤄져도 시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김안과병원은 "안저검사를 한 뒤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에 이르지 않은 비문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망막열공이 발견되면 레이저치료가 필요하고 망막박리가 진행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병원은 "비문증이 있는 사람은 그 물체에 자꾸 신경을 집중시키는 습관이 생기는데, 신경을 집중시키고 걱정하는 행위는 증상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안과의사의 검진을 통해 단순한 비문증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그 물체를 무시하고 잊어버려야 한다. 떠다니는 물체가 숫자나 크기에 있어 여러 달 동안 변화가 없다면 이 자체로는 수술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최문정 전문의는 "비문증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기보다 심각한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만 40세부터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안과 정밀검진을 받고 비문증 같은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