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돈 없나".. 한끼 20만원 호텔 뷔페 예약권 '웃돈 거래'
2022.12.05 05:00
수정 : 2022.12.05 09: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김씨는 12월 부모님 생신을 맞이해 큰 맘을 먹고 특급호텔 뷔페를 예약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한 달 전이지만 이미 인터넷 예약은 다 끝난데다 전화 연결조차 힘들어 부랴부랴 다른 호텔을 알아봤으나 만석이긴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당근마켓에 검색해보니 예약권을 팔고 있어 이거라도 구매해야하나 고민 중이다.
특급호텔들이 연말을 맞아 잇따라 뷔페 가격을 올리면서 한 끼 가격이 20만원에 육박하지만 이마저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미 이달 예약은 지난달 다 마감된 상황이다. 이에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를 통해 호텔 뷔페 예약권에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이미 완판...중고장터 거래
5일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크리스마스와 같이 예약이 치열한 날의 호텔 뷔페 예약권은 7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다른 날짜에도 3만~5만원에 매물들이 대거 올라와 있다.
최근 연말 호텔 예약에 실패하고 중고거래를 알아보고 있는 박씨는 "지난달 초에 12월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시도했는데 주말을 비롯한 인기 날짜들은 하루 만에 다 찬 상황"이라면서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한 끼에 20만원짜리 밥 먹기가 이렇게 힘들 정도라니 딴 세상에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특급호텔들은 연말과 크리스마스 연휴에 모임 등을 위한 특별 메뉴를 선보이며 12월 한 달간 뷔페 가격을 최대 26% 올렸다. 롯데호텔 서울은 26.6%, 서울신라 호텔 19.3%, JW메리어트 서울 20.6% 등 가격을 조정했다.
뷔페 가격 최대 26% 올려도 인기
롯데 라세느의 경우 성인 1인당 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현재 기준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19만원을 받는다. 이는 전년 인상 가격인 15만9000원보다 13.2% 오른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영업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그동안 못했던 모임들이 늘어난데다, 스몰럭셔리(작은사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자동차나 의류를 사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고가 식사 등으로 사치를 부리며 만족감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편 비싸도 영업 잘되는 특급호텔들은 내년부터 몸값을 더 올릴 올릴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내년부터 롯데호텔 서울은 뷔페 라세느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 이에따라 라세느 주말·평일 저녁 가격을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올라간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