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경계가 사라진다... 혁신과 협력으로 '초경쟁' 돌파
2023.01.02 18:16
수정 : 2023.01.03 06:36기사원문
■주력사업 손바꿈으로 성장 발판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음극재를 동시 생산하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포스코케미칼은 내화물, 라임케미칼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성장과 배터리 소재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2021년 처음으로 에너지소재 부문이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50% 이상을 에너지소재가 차지했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5월 GM과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법인 얼티엄캠을 설립하고 약 4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3만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와 9393억원의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항공화물 집중'이라는 신의 한수로 오히려 실적 고공행진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4분기 화물 부문 매출액은 1조85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다.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여객수요 대신 과감하게 여객기 좌석을 뜯어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화물 운송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4·4분기 2조1807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화물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항했다. 지난해에도 1·2분기 각각 2조원대 매출액을 유지했다. 최근 글로벌 여객 수요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존 화물에 여객수요 증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적도 아군도 없다' 전략적 협업
업권 간 경계를 넘어서는 합종연횡도 잇따르고 있다. KT는 신세계그룹과 지난해 12월 온·오프라인 통합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양사는 △멤버십 협력을 통한 고객경험 혁신 △KT 인공지능·디지털전환(AI·DX)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세계 오프라인 스토어 디지털화 △AI 기반 물류 선진화 및 물류 인프라 공동 운영 △부동산 메가 프로젝트 공동 개발 △디지털 광고·마케팅 확대 등 5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양측은 이 효과를 극대화하고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해 주요 경영진과 실무진으로 구성된 사업협력체도 구축했다. 프로젝트 조직을 가동해 사업 실행에 속도를 높이고 추가 협력 가능한 사업 분야를 지속 발굴할 방침이다.
KT는 앞서 지난해 9월에는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해 상호 지분을 취득했다. KT는 현대모비스 지분 1.46%, 현대차 지분 1.04%를 확보하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KT 지분을 각각 3.1%, 4.69%씩 보유하게 됐다. 이들은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위성통신 기반 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전국 각지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GS에너지와 모두 1700여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합작사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한다.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경영진 교류회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등 양사의 핵심 신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갖는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통해 첫 결실을 맺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두산퓨얼셀과 함께 수소,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를 활용한 온사이트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겪으며 디지털 대전환 등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업권관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이라면서 "산업계가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