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될 여가부, 親여권인사 ‘우수수’ [공공기관 낙하산인사 전수분석(3)]
파이낸셜뉴스
2023.04.09 17:00
수정 : 2023.08.24 17:25기사원문
5개 산하기관 77% 여권인사 임명
정부 주먹구구식 인사관리 지적
특히 여성가족부 산하기관 중에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가장 많은 여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여가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곧 폐지를 앞두고 있어 정부의 인사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370개 공공기관 임원 3086명(당연직 제외)을 전수조사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859명을 분석한 결과 여가부가 5개 산하기관에 선임한 13명 중 10명(76.92%)이 여권 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만 8명이 여권 인사로 분류됐다. 이들 중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 취임한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파주갑 후보로 나왔다 낙선했다.
이 외에도 김한균 비상임이사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출신으로, 김 이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만든 검찰 양성평등정책위원회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정희정 이사는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으로 현재 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도 맡고 있다. 소심향 이사도 자유한국당 당적으로 서울시 은평구 구회의 부의장을 지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도 4명 중 2명이 여권 인사로 분류된 가운데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경우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 5일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사들 3명을 포함한 5명이 선임돼 여가부가 '자리 나눠먹기'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여가부 폐지를 약속했으나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은 거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가 폐지되더라도 이들은 보건복지부 산하로 자리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산하 공공기관 소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기관 자체가 사라지거나 해당 기관 임원들의 자리보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가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복지부 산하기관으로 되는 것"이라며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은 여가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 조직개편 이후) 법이 통과되고 후속으로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통일부와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산하기관 임원급 인사 중 절반 이상이 정치권 관련 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여가부 폐지 후 산하기관 임원들이 이동할 보건복지부의 정치권 인사 선임 비중은 60명 중 16명(26.7%)에 그쳤다. 여가부 폐지에 따른 복지부 수평이동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밖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임원급 113명 중 35명(30.9%) 정도가 여권 인사로 파악됐고, 104명을 임명한 문화체육관광부는 40명(38.5%)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국토교통부는 79명 중 35명(44.3%)이, 48명을 임명한 중소벤처기업부에선 21명(43.7%)이 정치권 관련 인사로 집계됐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학재 정경수 기자
syj@fnnews.com 서영준 김학재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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