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女 척추전방전위증 비율 높은 이유는?
2024.01.27 09:00
수정 : 2024.01.27 09:00기사원문
갱년기를 지나며 만성적인 허리통증으로 골머리를 앓는 여성들이 많다. 대부분 퇴행성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생각하지만, 척추 뼈가 어긋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일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엉덩이 쪽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바로 누우면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오래 걸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져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게 된다.
심한 경우 잘 때 돌아눕다가 깨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해 다리까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50대 이후 폐경기를 겪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주로 반복적인 외상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중 50~60대가 전체 환자의 54.7%에 이르며 여성 환자의 비율이 72. 2%로, 남성에 비해 2.6배 많다.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남녀 모두 척추와 관절 주변 인대의 신축성이 떨어지면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돼 척추전방전위증 위험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50~60대 여성들이 특히 취약한 이유는 여성의 근육량이 남성의 3분의 2수준으로 적은 데다, 폐경기를 지나며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저림이 생기는 협착증과 달리 전방전위증은 척추 뼈가 어긋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위쪽 뼈가 앞으로 밀려 나올 수록 비만이 아니더라도 배가 나와 보일 수 있고, 아래쪽 척추 뼈가 뒤로 밀려 나갈 수록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걸음'을 걷게 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진행 정도가 심해 신경이 눌린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는 경우 경막외 신경감압술 등의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경막외 신경감압술은 꼬리뼈에 2mm 두께의 작은 관을 넣어 척추 신경을 둘러싼 경막 바깥 공간을 타고 올라가 염증부위를 직접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볼 수 없거나 증상이 악화된 경우 척추유합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자극을 주는 동작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척추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평소 바른 자세로 걷기, 수영 등의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갱년기 후 여성이라면 일상생활이나 가사노동 시 허리를 굽히는 자세와 오래 서 있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 이학선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