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들 "올해 1달러=144엔 전망"

      2024.05.13 13:39   수정 : 2024.05.13 13:39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주요 상장사들이 올해 엔·달러 환율을 달러당 평균 144엔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5엔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는 현 시세보다 11엔가량 낮은 수준이다. 일본 기업들이 향후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일본 상장사 약 230개사가 공개한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엔·달러 환율 평균은 달러당 144엔으로 집계됐다.

230개사 가운데 145엔대로 설정한 기업이 97개사(전체의 40%)로 가장 많았다.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이 같은 환율 전망을 토대로 1년 사업을 꾸려갈 예정이다.

140엔대로 설정한 기업은 미쓰비시전기 등 60개사였다. 135엔대는 화낙 등 5개, 130엔은 2개사로 각각 조사됐다.

현재 엔·달러 환율 시세인 약 155엔대로 설정한 기업은 2개사에 그쳤다. 150엔대는 23개사였다.

145엔으로 엔·달러 환율 전망을 설정한 이와타 게이이치 스미토모화학 사장은 "엔화 약세는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지만 155엔 등 초 엔저(엔화가치 하락)를 전제로 사업 계획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엔저는 일본의 수출 기업의 실적에는 긍정적이다. 해외에서 같은 물건을 달러로 팔고 엔화로 환전하면 장부상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다이와증권 추산에 따르면 달러당 1엔 엔저가 진행되면 주요 기업의 경상이익은 0.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내수형 기업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특히 주고쿠전력, 도호가스 등 일본 내수 기업들은 향후 환율 리스크에 대비해 달러당 150엔대로 보수적인 환율 전망을 설정한 기업이 두드러졌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급격하게 올라 지난달 29일에 34년 만에 가장 높은 달러당 160엔을 기록했다.

이후 일본 정부와 BOJ의 시장 개입으로 관측되는 대규모 엔화 매입과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커졌고, 엔·달러는 151엔까지 진정되기도 했다.
이날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76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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