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강타한 '얼죽재'… 목동 재건축 3.3㎡당 1억 찍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3.17 18:26
수정 : 2025.03.17 18:26기사원문
7단지 66.6㎡ 20억7700만원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1억 기록
소형 평수 위주로 신고가 속출
"재건축단지 가치, 땅값이 좌우
전역 확산 가능성 낮아" 전망도

17일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66.6㎡(11층)가 20억7700만원에 거래되면서 3.3㎡당 매매가 1억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평형(3층)이 20억2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시작된 3.3㎡당 1억원대 거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용 53㎡(5층)도 지난 연말 한 차례 16억원대 거래되며 3.3㎡당 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대형 평형은 아직 3.3㎡당 1억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연말 전용 101㎡(14층)는 26억8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는데 당시 3.3㎡당 거래가는 8700만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은 소형에서 먼저 이뤄진 뒤 중대형 가격을 밀어 올리는 식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가구 구성원 수가 줄면서 대형보다 소형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소형 아파트의 거래 빈도가 더 많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형 아파트는 일종의 '공간의 과소비'라는 측면이 강하고 중소형은 실수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에서도 소형이 중대형 아파트에 앞서 고가 거래를 견인하는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는 지난해 7월 전용 59㎡가 3.3㎡당 1억원을 넘었고 뒤이어 11월 전용 84㎡가 34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도 소형을 시작으로 2019년 이후 거래가 없던 전용 226㎡를 제외하고, 나머지 평형들은 모두 평당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강남권에서 올해 3.3㎡당 1억원 이상 고가 거래가 이뤄진 두 단지는 모두 재건축으로 주목 받는 단지다. 목동7단지는 1986년 사용 승인을 받은 2550세대 규모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높이 4100세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달 정비계획 공람을 마무리했는데 당시 전용 84㎡를 기준으로 최대 2억원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높은 사업성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사용승인을 받은 1584세대 단지를 최고 65층, 2473세대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8년 만에 정비구역 및 계획 고시를 마쳤다. 1년여간 서울시와 갈등을 빚던 공공기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다시 한번 재건축 유망 단지로 주목 받고 있다.
박 위원은 "신축 선호 열풍에 따라 앞으로 재건축 단지의 가치는 결국 '땅값'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비강남권에는 목동, 여의도 외에 땅값이 비싼 곳이 많지 않아 3.3㎡당 1억원 거래가 크게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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