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창업기업에 '단비'

      2016.12.28 10:27   수정 : 2016.12.28 10:27기사원문
올해 첫걸음을 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이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영화와 제조업, 의류, 식품업체 등 자금을 모집하는 산업군이 다양해지고 자금모집에 성공한 기업도 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방식이다. 기존 후원.기부형, 대출형에 올해부터는 증권형이 추가됐다. 증권형은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 대상회사의 주식이나 채권 등을 받고 지분 또는 배당금, 이자를 지급받는다.

2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총 113개의 기업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해 172억2300만원을 모았다. 펀딩 성공률은 45% 수준이다.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지만 미국이 제도도입 초기 20% 수준의 성공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전국적으로 성공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고션의 해양레저용 반잠수정 '펭귄'의 해외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펭귄오션레저(대표 김자우)는 국내 최초로 채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했다. 채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확정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의 펀딩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1개월 동안 펀딩을 진행, 불과 4영업일 만에 목표액(1억원)에 도달했다.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는 1년 뒤 원금과 이자(11%)를 일시 상환 받게 된다.

김 대표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실적을 내기까지 자본금은 줄고 재무제표는 좋지 않아 금융권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에서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은 회사 발전은 물론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면서 "펭귄 한 척의 매출이 투자 후 7개월 간 약 2억3000만원으로 추산돼 올해 투자된 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내년부터는 수익을 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년차 신생 의류업체인 에스와이제이(대표 김소영)는 한창 성장기에 필요한 회사 자금 중 일부를 크라우드펀딩으로 해결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자금이 늘어났지만 벤처캐피털과 창업투자회사, 금융사의 문턱은 높았다. 고민 끝에 크라우드펀딩을 선택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지난 8월 마감한 모금에서 투자자 98명을 유치하며, 7억원을 조달했다.

구글 연동 기업용 전자결제 서비스인 '닥스웨이브'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인라이프(대표 장선진)도 지난 4월, 12일만에 총 2억8000여만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았다. 클라우드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서비스로는 첫 펀딩 성공 사례다.

장 대표는 "신생 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회사의 신뢰성과 수익성을 일정 부분 인정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초기 투자가들에게 기대에 상응하는 대가를 줄 수 있도록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수제햄버거를 만드는 테이스터스(대표 서경원)는 두 차례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펀딩으로 모은 자금으로 신규 지점 출점 비용을 조달하고 그에 따른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한다. 첫번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3900만원을 모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한 두번째 펀딩에서는 1억7000만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서 대표는 "지금까지 신규 매장 매출에 따른 기대수익률은 15% 정도 예상된다"면서 "펀딩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매장을 둘러보고 버거 맛을 본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자금 모집은 물론 충성도 높은 고객들로 인한 마케팅 효과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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