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DI "홀로서기" 선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4 04:44

수정 2014.11.07 14:03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KDI는 4일 관할 부처인 재정경제부가 연구원들의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아 사안별로 재경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재경부의 ‘홍보조정’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게다가 얼마 전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연금제도의 허점과 위기상황을 지적하는 논문을 실은 자체 월간지 ‘보건복지포럼’ 6월호의 인쇄를 발행직전에 금지시켰으며 한 연구원이 신문 칼럼을 통해 경직된 의료보험제도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 당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KDI측은 재경부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내용은 발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경제상황을 이유로 특정 연구결과 발표시기를 미루도록 하거나 △실업률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경제전망치에 대해서는 수정을 요구하고 △특정 사안에대해서는 신문 인터뷰나 방송출연을 통한 연구원들의 의견 개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KDI 관계자는 “재경부는 재경부 기자실을 통해 발표하는 내용은 관련 과의 검열을 거치도록 하고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들어 있으면 기자실에서의 발표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재경부의 사무관 선에서 제동이 걸려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채 사장되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 얼마전에는 벤처기업들 주가에 거품이 있다는 보고서가 코스닥시장의 위축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제때 발표하지 못하고 연기되는 등 통제사례는 많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의 의지나 정책방향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연구를 하고 발표하기를 원한다면 민간연구소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일부 국책연구기관들은 정부정책에 도움을 주는 연구보다는 일반 민간용역에 매달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더욱 문제”라고 강조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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