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쌍용 새한그룹 등 대기업들이 본사 사옥과 공장터 등 수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대기업이 이처럼 부동산 매각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자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때문이나 소유 부동산의 덩치가 너무 커 사옥을 제외하곤 매각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 부동산은 여유가 있는 국내 다른 기업에 매각되기도 하지만 규모가 너무 커 대부분 외국 기업에 팔리고 있다.또 보유 부동산을 분할 매각하거나 아파트 및 상가시설 용지로 활용하는 자구책도 모색하고 있다.
◇매물=현대그룹은 5일 70∼80년대 그룹 본사 건물로 사용됐고 중동 건설 신화를 통해 현대를 재계 1위로 키워낸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사옥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광화문 사옥이 76년 세워진 16층 건물로 장부가격은 394억원이나 시가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인수자는 계열사인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는 인천철구 공장용지와 압구정동 사원숙소도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쌍용그룹은 지난달 13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 중구 저동 (주)쌍용본사 건물 등 6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쌍용그룹이 팔겠다고 내놓은 부동산은 쌍용본사 건물을 비롯,서울 용산구 상명여고 옛터와 인천 야적장,부산 냉동창고 등이다.이 중 5536평에 달하는 상명여고 옛터는 쌍용그룹 본사 이전 예정지로 시가가 무려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그룹도 440억원대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사옥과 150억원대 강남구 역삼동 사옥을 비롯,감정가만 2800억원에 경북 경산 공장용지 24만3000여평 등 7000억원에 가까운 부동산을 내놓았다.
◇해외 매각=굵직 굵직한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는 외국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해 7월 휴렛패커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고려증권 사옥을 700억원에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부동산 투자회사 로담코와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도 적극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중공업 사옥을 로담코에 1250여억 원에 팔았다.조건은 지하 8층,지상 24층 규모 연면적 2만26평의 건물 중 50%를 책임지고 임대해준다는 것.GIC의 국내 부동산 사들이기는 공격적이라고 불릴만큼 적극적이다.
GIC는 1월 한라그룹이 보유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 한라 시그마타워 1∼11층을 330억원에 사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 부동산 공략에 나섰다.GIC는 지난달 말 유진관광에 3550억원을 투자하는 형식으로 중구 무교동 파이낸스센터 소유권을 확보했다.GIC는 또 지난 3일 중구 회현동 금호그룹 본사 사옥인 아시아나빌딩을 500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 정부투자기관인 GIC는 1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력으로 수익성이 있는 국내 부동산에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 부인이 소유했던 서울힐튼호텔도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호텔투자 및 운영회사인 홍령그룹 계열의 CDL사에 2700억원에 매각됐다.
◇국내매각=동부그룹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사옥을 한국중공업에 970억원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시 구성면 마북리 연수원을 현대증권에 133억원을 받고 팔았고 화의 중인 성원건설도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을 미래산업에 198억원에 매각했다.
법정관리중인 한일합섭은 경남 마산시 도심에 자리잡은 본사 및 공장 터 11만9000여평에 2006년까지 연차적으로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타운 건설 방침을 세우고 분할 매각을 추진중이다.
/ hanuli@fnnews.com 신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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