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가 이틀째 무산된 가운데 여당이 그동안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법 강행처리에 대한 사과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상향조정하는 수정안을 카드로 대야 협상에 나섬에 따라 2일 국회파행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와 운영위 등을 열어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개혁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전날에 이은 한나라당의 실력저지로 이틀째 회의를 열지 못했다.
여야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와 비공식 접촉을 갖고 국회정상화를 위한 양당 3역회의 개최를 제안하는 한편 국회 운영위의 국회법 강행처리에 대한 유감표명 용의를 전달했으나 한나라당 정 총무는 국회법 처리에 대한 사과와 원천무효, 재발방지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 야당의 국회참여를 전제로 지난달 국회 운영위에서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을 그대로 계류시키고, 원내교섭단체 구성 의석수를 18석으로 바꾸는 내용의 수정안을 다시 상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야당과의 절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도 강경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여당이 국회법 개정안의 재상정을 확실히 보장해 준다면 국회운영에 협조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이고 있어 이날 중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 서대표가 대야 협상용으로 교섭단체 의석수를 18석으로 재조정하는 내용의 국회법 수정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민련이 “운영위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을 무효화시키고 다른 수정안을 내겠다는 것은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여야간 대화 재개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선 사과’문제는 여야간 협상을 통해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국회법 원천 무효화’는 3당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쉽게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pch@fnnews.com 박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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