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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스폿펀드 멸종위기…31개 펀드중 1개만 수익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3 04:52

수정 2014.11.07 13:31



주가상승기에 단기투자로 고수익을 선사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던 스폿펀드가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
한 때 4조원에 달했던 투신사 스폿펀드 규모가 1년도 채 못돼 현재 3000억원대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약세로 수익률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멈추지 않아 수탁액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스폿펀드 대부분은 원금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정시 기준가를 1000원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 7월말 현재 스폿펀드의 평균기준가는 756원이다. 한 펀드당 평균 원금손실률이 24.4%라는 얘기다.

6∼7월 초순 주가반등시 회복기미를 보이던 수익률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주까지 3주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지난 주에는 무려 -8.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평가 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설정원본 50억원 이상으로 운용기간이 1개월 이상인 31개 스폿펀드 중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는 세종투신운용의 ‘위더스SPOT주식S-1호’ 단 한 개뿐이다.


반면 기준가가 500원대에 가까운 대한투신의 ‘뉴스파트주식S-106’ 등 30%이상 원본을 까먹은 펀드가 전체의 40%인 12개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7월 설정된 펀드로 1년이상을 투자하고 만기가 지난 펀드들이다.언제라도 고객의 환매요청에 부딪힐 수 있다.

수익률이 악화되자 환매에 따른 자금이탈도 가속화돼 7월말 현재 스폿펀드 설정액은 392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6월10일 9600억원이던 것이 8주 연속 감소해 절반이하로 감소했다.

스폿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피200종목의 평균 하락률보다는 덜 하지만 원금손실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이 스폿펀드를 외면하고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들은 증시 약세가 지속될 경우 스폿펀드가 아예 자취를 감추는 것 아니냐며 위기감을 표시하고 있다.증시만 받쳐주면 상당한 매력을 갖춘 상품인데 주가 약세로 설 땅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국내 주가는 지금이 바닥권으로 보인다”며 “요즘이 스폿펀드의 투자적기지만 투자자들의 가입이 저조할 것을 우려,선뜻 신규설정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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