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너무 높은 임금상승률

우리나라 임금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이나 경쟁국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사실은 경계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제임금비교 자료에 의하면 최근 4년 동안 우리나라 제조업 임금상승률이 미국·영국·일본 등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국가들보다 2∼3배가 높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96∼99년까지 4년 동안 한국의 제조업 분야 임금이 31.3%나 상승한 반면 일본은 6%,네델란드 11%,미국과 이탈리아가 12%,영국이 18% 상승하는데 그쳤다．더구나 우리와 수출시장에서 크게 경쟁을 하고 있는 대만도 같은 기간 15.8%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임금상승으로 근로자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선진국보다 지나치게 높은 임금상승률은 국제경쟁력을 취약하게 하여 미래 경제성장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성장초기에 우리 나라는 낮은 기술수준과 낮은 자본축적에도 불구하고 저임금덕분에 생산제품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우리 나라의 지속적이고 높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나라의 임금상승률이 경쟁국가보다 지나치게 높아 수출경쟁력을 잃어 온 게 우리의 현실이다．IMF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도 따지고 보면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 때문이다．
올 임금도 이미 7.9%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그런데도 우리 나라 사회는 여전히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과 제 몫을 키우기 위한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아직도 근로환경이 취약하거나 저임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이 많은 줄 알고 있다. 그런 근로자의 근로환경은 마땅히 개선돼야 하고 처우도 좋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적인 높은 임금상승은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다．생산성향상이 따르지 않는 임금상승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그 경우 근로자는 자기의 직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또한 지나친 임금상승은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감소시킨다．더욱 심화되고 있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국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임금상승은 마땅히 경계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