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중銀 중간간부 목이 '서늘'…인력감축 수면위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6 04:53

수정 2014.11.07 13:29


‘7·11 파업’ 이후 잠시 숨어들었던 시중은행의 인력감축 및 조직개편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빛-서울 등 일부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하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최근들어 인력-조직개편 작업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 경영개선계획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생존력을 인정받으려면 강도높은 내부정비가 시급한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은행=한빛은행은 지난달말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 5명과 노조간부 5명이 참여하는 ‘노·사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은행측은 이번 태스크포스팀은 기존 인력의 효율적 배치를 통한 경영합리화를 위한 것이라며 인력-조직 감축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이 은행 고위관계자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면 인력감축같은 민감한 사안도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한빛은행은 98년 상업-한일은행 합병때 인력 3분의1을 정리했으나 아직도 과장-차장-부장급 중간간부층이 너무 많아 비정상적인 ‘항아리형’ 조직구조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인력조정때는 명예퇴직 등을 통한 중간층 정비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행도 지난달 27일 도이체방크의 경영 실사결과 발표 이후 인력감축 및 조직개편이 가시화되고 있다.도이체방크는 실사보고서에서 “1∼2급(207명)은 30%,3∼4급(2239명)은 50%까지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고위관계자는 “9월로 예정된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 이전에 내부 구조개선을 완료해야 하며,이를 위해서는 8월중에 인력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도 중간관리자급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부 방안을 마련중이다.

◇BIS비율 8%미달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밑도는 평화-광주-제주은행 등은 금융지주회사에 묶일 경우 대규모 인력감축이나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강락원 광주은행장은 지난달초 사내방송을 통해 “광주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량은행과의 합병이 최선”이라며 직원들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은행 관계자는 “적극적 협조란 결국 인력감축 등 모든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락원 행장은 또 지난달 지방은행장 모임후 제주은행장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금융계 관계자는 “이날 모임에서 두 은행간 합병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통합에 따른 조직개편,인력감축 부분도 어느정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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