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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경제팀 기용…현대사태 어떻게 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7 04:53

수정 2014.11.07 13:27



개각이후 관심은 현대사태의 향방에 모아지고 있다. 현대사태야말로 향후 우리 경제 구조조정 성공의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가 새 경제팀과의 최후 담판을 통한 기사회생을 위해 자구안 발표를 늦추면서 개각을 기다려 왔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일단 시장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현대사태는 물론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시장원리를 우선하는 유연한 처방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부각되고 있다.팀워크에 초점을 맞춘 신임 경제팀의 컬러가 전임들보다 “온건하고 합리적이다”는 평가때문이다.

진념 신임 장관과 이근영 신임 금감위원장의 경우 이헌재 전장관이나 이용근 전위원장과 다소 컬러가 다르다. 벼랑끝으로 현대를 몰아붙일 정도의 강성 인물은 아니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자기 주장이 강한 전윤철 전임 위원장과 달리 상당히 온건하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현대에 대한 정부의 강공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진념 재경부장관의 경우 이날 “현 경제팀의 방향과 일관성을 지켜나가되 탄력성과 신축성을 가미하겠다”고 밝혔다.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내정자도 “채권단이 알아서 할 것이다”고 밝혀 궁지에 몰린 현대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했다.

하지만 현대와 달리 시장과 외국인은 이같은 점을 오히려 경계하는 눈치다.


혹시나 합리적 경제팀이 현대의 강한 버티기에 밀려서 꼭 필요한 구조조정의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밀리면 어떻게 될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각 발표후 서울 증시가 곤두박질친 점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한 투신사 운용담당 임원은 “현대측이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시장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며 “시장은 정부와 현대측이 타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정부는 차라리 이번에 벼랑끝 승부를 해서라도 현대를 굴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불신은 전임 경제팀과 현대가 만들어 놓은 합작품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에서 출발할 경우 시장불안에 일조한 경제팀을 좀더 강한 체제로 바꿨어야 했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외양으로 볼때 일단은 결론은 반대로 났고 여기에 시장(증시)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기에 현대측은 지난 6일에서 개각후인 9일로 늦췄다가 또다시 다음주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현대가 시간끌기를 통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구한 격”이라며 “정부가 완패한 느낌까지 주는데 외국의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촉각을 세웠다.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획기적인 자구안을 현대로부터 단시일내에 이끌어내지 못하면 우유부단한 정부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상실로 이어지고 시장추세는 더이상 지켜볼 필요도 없다는 견해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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