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철도청장은 본격적인 ‘철도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철도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좁은 국토에 더 이상 도로로 교통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되며 환경과 삶의 질차원에서도 철도를 잘살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가 동북아 교통 물류기지의 거점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철도를 전략적 육성사업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철도민영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그래야 철도의 미래가 새롭게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의 필수조건=외국의 사례를 살펴볼 때 민영화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뉘고 있다. 영국처럼 적자사업이라는 인식 아래 정부에서 분리시키는 정치적 민영화가 있다. 또 프랑스나 스웨덴,일본처럼 철도를 중요 교통수단이자 기간산업으로 인식해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경친화적 측면을 고려한 민영화방법이 있다. 전자는 실패했고 끝내 국민불편과 부담이 가중됐다.
현재 철도노조가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후자는 오늘날 철도선진국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민영화는 출발점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하고 정부는 투자를 일정기간 늘려주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민영화방법=철도는 지금처럼 유지되면 얼마가지 않아 한계에 다다른다. 여객과 화물수송에서 벗어나 30% 이상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철을 포함할 경우 1년에 9억명 이상 달하는 고객이 있음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철도청측은 말하고 있다.
지하철 곳곳에 지금처럼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있듯 앞으로 9억명이 넘는 고객들을 잘 활용할 방법만 찾아내면 운임을 올리지 않고도(심지어는 운임을 내리고도) 철도운영이 가능해지는 시절이 꿈처럼 다가올 수 있다고 철도청은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철도투자를 과감하게 해주어야 한다. 한 교통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교통수요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800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10∼15%인 현재의 철도 수송분담률을 30% 정도만 올려주면 340조원이 충당된다는 것. 따라서 철도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철도가 민영화돼 주식시장에 상장돼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철도청의 판단이다.
◇고객중심경영=민영화준비를 위해서는 모든 업무체계를 고객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있다. 철도청은 이미 지난 98년 4월부터 ‘고객중심 경영혁신기획단’을 설치하고 역 및 열차의 고객 접점 직원에게 고객만족경영(CSM) 활동을,사무소 등 고객 비접점 직원에게는 불량·고장·사고의 3제로화를 위한 품질관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행정서비스 이행실태평가에서 중앙행정기관 중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한국능률협회 선정 고객만족 경영대상을 2년 연속 받기도 했다.
정동진 해돋이 관광열차로 대변되는 각종 관광상품,서울역 등 80여개 역의 매표창구를 은행식 개방,공항수준의 깨끗해진 화장실,어린이 놀이방 객차 등 고객의 기호에 맞는 차량개발,10분 이상 지연되지 않는 정시운행체계,서비스 책임 실명제 등은 철도청민영화를 앞두고 시행된 ‘서비스철도’의 자랑거리다.
/ jgkim@fnnews.com 김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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