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부실채권 직접처리 전문사 설립 러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14 04:55

수정 2014.11.07 13:21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자산을 직접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전문처리회사 설립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기관중 유일하게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조만간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 설립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대로 CRV도 설립,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부실채권 처리를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이 은행 이연희 특수관리부장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CRC로는 대형 워크아웃 업체 등의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CRV 설립도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워크아웃기업들은 대부분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이들 기업의 부실채권을 CRV를 통해 처리할 필요는 없다”며 “고합 등 여러 채권단이 물려 있는 일부 대기업의 부실채권이 CRV 편입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페이퍼 컴퍼니인 자산유동화회사(SPC)를 통해 1조원 가량의 자산담보부채권(ABS)도 발행키로 하고 법정관리나 화의업체,일반부도업체들을 대상으로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지금까지 CRC를 통해 부실자산 9700억원을 매각했다.

이성근 산업은행 이사는 “이미 채권관계 서류를 모두 CRC에 인계했으며 이 회사에서 사후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며 “철저하게 상업적인 차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빠른 판단으로 부실자산 매각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미국의 부실채권 투자전문회사인 서버러스사와 체결한 부실자산 매각 협정에 따라 부실자산실사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달 중순까지 모든 실사를 마무리짓고 9월중 가격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정두영 특수금융팀장은 “9월말까지는 SPC와 자산관리회사(AMC) 설립까지 모두 끝내 1조5000억원의 부실자산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부실자산 처리와 함께 선진 금융기관의 자산관리기법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도 론스타와 2100억원 상당의 부실자산 매매계약 체결을 이미 끝내고 금융감독위원회에 SPC와 AMC 설립신청서를 제출,설립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조만간 다시 7400억원 가량의 ABS를 발행키로 하고 실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략혁신부 주도로 CRV에 대한 타당성과 실효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략혁신부 관계자는 “부실자산 전문회사를 통한 부실채권 매각이 실효성과 은행에 실질적 혜택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CRV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이를 통해 부실자산을 처리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여신관리부와 기업개선부를 중심으로 관련 업무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CRV법안이 시행되면 보유하고 있는 부실자산을 CRV를 통해 처리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공사에 부실자산을 매각하면 매각 자체로 끝나지만 외국자본과 SPC나 AMC 등을 설립할 경우에는 부실자산 처리 외에도 외국회사들이 후순위채를 매입해 주는 등 자본 이득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이유로 은행들이 직접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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