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국제 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뛰고 있는 데다 전세가 폭등,의료수가 인상에 뒤이은 추석 성수기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연말 상하수도료 인상 등으로 하반기 물가가 뛸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가당국은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압력이 없는 만큼 물가 목표 달성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원자재 가격상승이 주도하는 생산자 물가상승이 수출입 모두에 악영향을 줘 경제연착륙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오르는 수입물가=14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99년 평균 배럴당 17.20달러였던 두바이산 원유는 지난 8일 25.44달러에 이어 11일 26.42달러로 오르는 등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한국은행은 최근 이같은 유가오름세를 반영해 7월 중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한은 관계자는“현재의 유가오름세가 지속되고 관련 업계의 마진율축소나 환율효과 등이 없다면 약 10%대의 수입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수입물가가 10% 오를 경우 소비자 물가는 1.7%포인트,생산자 물가는 2.6%포인트의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고 한은측은 설명했다.
◇전세가격 상승=전세가격 상승도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재정경제부는 최근의 전세가 상승은 일부지역에 제한된 현상일 뿐 전국적으로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물가에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14일 밝혔다.그러나 부동산 가격조사 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전월세 가격은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고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전세가격은 9일 2주 전에 비해 상승률이 두배가 넘는 0.68%가 올랐고 경기도는 0.51%,인천 0.55%,대전 0.36%,울산 0.26%,부산 0.22%,대구 0.15%가 각각 상승했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재계약과 중소형 아파트의 공급부족으로 전세가격은 서울지역의 경우 평균 500만∼1000만원이 올랐다”면서“공급물량이 늘지 않으면 연초의 전세대란이 9∼10월까지 이어져 물가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2년전 4500만∼5000만원에 계약됐던 서울 일원동 25평짜리 아파트의 경우 지금 전세가는 8500만원선에 이를 만큼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요금 등의 추가인상=이밖에 최근 의약분업과 관련해 단행된 의보수가 23% 인상조치와 다음 달 추석을 앞둔 제수용품 가격의 상승,에너지요금 현실화,연말 상하수도 요금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관리에 악재로 남아 있다.삼성경제연구소측은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정부는 2∼3%선을 예상한다.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의보수가 인상,공공요금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요인이 있지만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유통비용 감소와 수입개방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연간 2.5%내외의 물가상승이라는 목표달성은 무난하다”고 밝혔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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