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불안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고 구조조정마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경제에는 최근 3대 복병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단기외채 규모,뛰는 임금, 폭등세인 전셋값을 경제안정을 일순간에 해칠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보고 있다.
◇3대 복병=재경부가 발표한 ‘7월말 현재 총 대외지불부담 현황’에 따르면 총외채는 1421억달러로 6월말보다 11억달러가 늘었다.이 가운데 7월말 현재 단기외채는 478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8억달러 늘었으며,지난해 말 392억달러보다 86억달러나 증가했다.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8.6%에서 33.6%로 증가했다.
수출입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외상수입이 늘어난 게 요인이라고 하나 정부의 단기외채 억제정책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방증이다.
외환거래거래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단기간에 외국에 지불할 수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비율도 52.9%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올랐다.
IMF로 인해 묶여 있던 임금도 경기상승 추세로 인한 보전욕구가 작용,8%선에 도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노동부는 8월말 현재 협약임금 인상률이 99년 임금인상률 2.1%에 비해 4배 가까운 7.9%라고 밝혔다.내년도 노사관계는 공공부문 구조조정,근로시간 단축시행,비정규직 근로개선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마찰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실물경기의 가늠자인 부동산시장도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만 뛰고 있는 상황이다.IMF체제 이후 나타난 기업의 자산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수요기반마저 실종된 지 오래다. 최근 수도권 일부에서 주택분양 시장이 과열현상을 빚기도 하지만 상당부분이 프리미엄을 겨냥한 가수요일뿐 실수요는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8월말 현재 주택매매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다.반면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3%나 상승했다.더구나 중소형아파트의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중은 70%에 육박,무주택서민들의 가계부담 가중과 함께 주거 수준도 급락하고 있다.
◇대안은 없나=이같은 사실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일찌감치 예견됐던 문제이기도 하다.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내년 하반기경 경기정점이 도래해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8.8%보다 낮은 6.6%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이 원장은 “경제의 성장추세를 좌우하는 잠재성장률이 6%에서 5%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재무구조 개선노력의 박차,투자의 집중화와 효율화,자금조달의 효율성 제고 및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한마디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 jhs@fnnews.com 정훈식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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