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서로 다른 반도체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확대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신규투자에 나서는 반면 현대전자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설비확장 없이 기존 설비의 업그레이드 정도에만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10, 11라인의 증설 계획을 발표하는등 대규모 신규투자에 나섰다.이달 착공에 들어간 11라인 내에 12인치 웨이퍼라인을 별도로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관련, 올해 5조700억원을 투자하고 2003년까지 새 라인 건설에 3조842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생산물량보다 철저한 수익위주로 경영전략을 펼쳐 올해 생산라인 업그레이드 및 효율화 등에 들어가는 전체 투자비를 1조8000억원으로 잡는 등 투자규모를 반도체 매출의 20∼25%로 제한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천 및 청주공장 등의 기존 10개라인의 칩사이즈를 줄이는 등 설비보완 및 업그레이드 작업을 연내로 마무리해 생산라인을 64메가 D램에서 차세대 주력제품인 128메가 D램위주로 전환할 방침이다.현대전자는 이에 따라 현재 월 800만개 수준인 128메가 D램 생산량을 매월 200만개씩 늘려 연말까지 1500만개로 늘리고 64메가 제품은 현재 월4400만개에서 연말 4100만개로 비중을 낮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 확대를 위해 청주공장 D램라인 일부를 비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하고 256메가 이상 제품에 적용될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은 내년말 시장수급 상황을 봐가며 결정, 빨라야 내년중 일부라인의 증설에 들어가 2002년 이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12인치 웨이퍼이상 라인의 투자는 삼성전자 투자효과 및 시장상황을 봐가며 철저한 수익성위주로 진행할 것”이라며 “2002년 이후에도 한동안 반도체 시장의 70∼80%는 8인치 라인에 의해 공급되고 대체는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2002년 무렵이면 경쟁력 있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 구조조정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삼성전자의 설비투자는 이같은 구조조정기의 시장선점을 위한 사전포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 smnam@fnnews.com 남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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