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 중 금융경색 여파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전분기 보다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직접금융은 전분기의 4분의1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개인들의 자금조달은 가계소비 증가와 함께 은행 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30%를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2·4분기 기업부문 자금조달 총액은 1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24조6000억원)에 비해 23.2%(5조7000억원) 줄었다.
특히 직접금융시장에서는 새한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현대그룹 문제 등으로 자금경색이 확산,회사채와 CP의 순상환이 크게 늘어나면서 조달규모는 전분기의 6조6000억원에 비해 4분의1도 안되는 1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2·4분기 중 CP 4조1640억원,회사채는 1조1750억원어치가 각각 순상환됐다.
간접금융도 은행차입금은 꾸준히 늘었으나 은행신탁과 종금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수탁고 감소에 따른 대출 축소로 전분기 6조4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줄어든 5조3000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가계는 씀씀이가 꾸준히 늘어나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전분기(6조2000억원)보다 31.3% 늘어난 9조300억원에 달했다. 개인의 자금운용은 소비 증가에 따라 운용액이 줄면서 전분기(23조원)보다 34.4%(7조9000억원) 줄어든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남양우 한은 자금순환통계팀장은 “기업부문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반면 개인의 자금조달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은행권이 위험성있는 회사채나 CP 매입을 꺼리고 개인대출에 주력한 것이 큰 원인”이라며 “10월부터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에 저리로 돈을 꿔주는 총액한도대출에 제한을 두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자금잉여 규모는 세금이 예상보다 훨씬 잘 걷힌 덕에 1·4분기 3조9000억원에서 2·4분기에는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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