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정유업체였던 ㈜쌍용이 10월부터 석유수입업에 본격 참여한다.기존 정유사보다 싼 값으로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해 내수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이어서 수입업체는 물론 기존 정유사들의 극심한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28일 산업자원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쌍용은 석유수입업에 본격 참여하기 위해 ‘석유 수·출입업 등록 신청’을 조만간 신청할 예정이며 신청이 받아지는 대로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국내 4대 정유사중의 하나였던 ㈜쌍용은 지난해 10월 ‘에스오일’에 경영권을 모두 넘기고 정유업에서 손을 뗐었다.현재 석유수입업은 타이거 오일 등 1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쌍용이 참여할 경우 수입업계 맹주자리 확보는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쌍용은 이를 위해 이미 석유 완제품 2만t을 저장할 수 있는 저유탱크를 확보하고 수도권과 충남·북 지역을 우선 공급 대상으로 선정해 놓고 있는 등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 관계자는 “석유제품 판매는 일단 대규모 공단을 중심으로 도매를 하다 연차적으로 일반 주유소를 통해 산매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측은 기존의 석유 수입업체들이 일반 정유사보다 5∼10%가량 싼 값으로 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에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질좋고 값싼 제품을 공급하는 게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입업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쌍용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국내 석유 가격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국제시장에서 값싼 석유제품을 들여와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경우 막대한 시설투자와 고용 등을 위해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기존 정유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게 돼 결과적으로 ‘제살 깎아먹기식’의 출혈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질타했다.
/ khkim@fnnews.com 김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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