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갖고 현 정부의 실정을 강도높게 비난한 반면 민주당은 자민련과 군소정당 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단독 국회 본회의를 열어 동티모르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대구·경북지역 당원 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이회창 총재는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대구에 찾아왔다”며 “주식시장이 붕괴되고 대구 지역경제가 붕괴되고 있는데도 이 정권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눈도 감고 귀도 막아 이제는 국민의 분노와 고통을 못보고 국민의 통곡을 듣지도 못하는 ‘외로운 대통령’이 되었다”고 비난하고 날치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부정선거 축소은폐 국정조사,한빛은행 사건 특검제수용을 거듭 주장했다.
강재섭 부총재는 규탄사를 통해 “햇볕 정책은 김정일 머리만 밝게하는 태양정책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민생을 살피지도 않고 대충 대충하는 김대충으로 바뀌었다”고 힐난했고 이해봉 의원은 개회사에서 “김영삼·김대중·김종필씨의 30년간 3김정치도 지긋지긋한데 김 대통령은 김정일의 눈치까지 보는 4김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대회에는 당초 박근혜 부총재가 참석,연사에 내정됐었으나 대회 불참을 선언하는 바람에 이상득 의원이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가진 비슷한 시각,국회에서 동티모르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은 또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점검을 위한 보건복지위 간담회 등을 개최,정국정상화를 위한 여당의 의지를 국민에게 과시하는 등 한나라당과의 차별성 부각에 주력했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의원총회와 당무회의도 잇따라 열어 대구집회 이후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이르면 주말께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여야간 접촉에 대비,협상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산적한 민생현안을 외면한채 장외 ‘가출·선동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야당의 대구집회를 강력히 비난하고 즉각적인 국회등원을 촉구했다.
서영훈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또 대구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민심을 선동하려고 한다”고 성토했고,김옥두 사무총장은 “진정 경제를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한나라당이라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장외투쟁을 중단하라”며 “장외투쟁은 국민에게 고통을 줄 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
/대구=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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