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국민의 정부 국정2기 경제팀이 출범한 지 2개월이 된다. 경제팀과 일부 전문가들은 2개월은 현 경제팀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아량을 보이는 반면 비판론자들은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응력 부재를 보이고 있는 경제팀은 교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그러나 옹호론자들도 현 경제팀이 보다 과단성 있고 시점을 맞추는 정책추진과 현장 추스르기는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옹호론=옹호론자들은 현 경제팀의 실정으로 꼽히는 구조조정의 지연은 정쟁에 따른 관련법의 국회통과 지연 탓이며 대우차와 한보철강의 매각무산은 과거 경제팀이 맺은 계약으로 현 경제팀과는 무관한 일로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2개월 만에 경제팀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공적자금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기업의 퇴출을 과감히 발표하는 것들은 현 경제팀의 인식이 보다 현실적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구조조정 지연 또한 정치적 이유에서 지연되고 있는 만큼 정치인들의 협조가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경제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그는 “현 경제팀이 구조조정을 3∼5개월안에 끝내려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오히려 불신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만큼 보다 여유있는 일정을 밝히는 게 실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국회 재경위 간사인 강운태 민주당의원은 “현 경제팀이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타성’에 쉽게 젖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의 본질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살핀 뒤 비장한 각오로 국민적 지혜와 능력을 결집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교체에는 반대입장을 표시했다.정우택 자민련의원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신뢰의 불황’으로 표현될 만큼 심각한데 시장의 경제주체들이 지금의 경제팀을 믿고 투자 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비판론=그러나 비판론자들은 2기 경제팀은 태생적으로 개혁과 맞지 않는 인사들로 짜여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운찬 서울대 교수는 “2개월이면 충분하다”며 가시돋친 비판을 한다.그는 최근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우리 정부의 취약한 문제해결 능력이 국제금융시장에 노출된 게 악재였다”고 밝힌 바 있다.그는 현 경제팀의 위기대응 능력이 부족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에 직간접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데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 기획을 맡았던 사람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섬세한 문제풀이에 약하다고 비판했다.
이필상 고려대교수도 현 경제팀의 개혁성·전문성·참신성 부족이 경제동요를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정교수와 비슷한 논리다.거의 과거 정부에서부터 관료주의적 사고 방식을 가진 인사들로 짜여 있어 개혁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일부는 김영삼 정부의 IMF 경제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팀의 삼박자인 개혁성과 전문성·참신성중 한가지도 갖추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현안 문제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한나라당 목요상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금융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인데다 남의 탓만 하면서 현행 법률로도 가능한 금융권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는 인상이다. 말로는 개혁 하자면서 무늬만 개혁”이라고 쏘아붙였다.
/ john@fnnews.com 박희준 민석기 조한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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