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동방불패' 금감원, '동방금고' 수사받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27 05:16

수정 2014.11.07 12:20


기업·금융기관을 상대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둘러온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이번에는 동방금고불법대출사건으로 검찰의 칼날 위에 서있다.

금감원은 26일 총 불법대출 액수 637억원 가운데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이 494억원을 대출받았고 나머지 143억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금감원 발표대로라면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은 불법대출과 관련이 없고 정씨가 주도자였던 셈. 그러나 27일 검찰은 이같은 금감원의 발표를 뒤집었다.

검찰은 이날 불법대출 총액수는 550억여원이며 금감원 발표에서 제외됐던 이 부회장이 430억여원을 대출받았고,주도자로 알려진 정 사장은 120억여원을 각각 대출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금감원의 ‘발표책임자’를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혀 금감원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또 검찰은 27일 브리핑에서 “오늘까지 이씨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고발장이나 수사의뢰서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혀 ‘금감원이 이씨를 감싸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검찰이 ‘정현준 사설펀드’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점도 금감원을 ‘떨게’ 만들고 있다.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이 가입한 사설펀드 자료를 입수,20명의 명의자를 상대로 실명을 밝혀내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장 전국장이 차명으로 정 사장의 사설펀드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보자 이경자 부회장을 통해 정 사장으로부터 주식투자 손실보전금을 받은 것이 확인된 후 잠적중이다.
또 ‘위선’ 개입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어 검찰의 금감원 수사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또다른 사설펀드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어 차명계좌를 이용해 사설펀드에 가입한 금감원 고위 간부에 대한 확인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7일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장성환 유일반도체 사장도 금감원 로비문제와 관련해 검찰에 불려 나왔다는 점도 검찰이 불소불위를 자랑하던 금감원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위한 신호탄으로 보인다.

/ dream@fnnews.com 권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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