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현대건설 자구안을 확정한 가운데 서산농장이 의외로 유동성 확보에 ‘효자’ 노릇을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현대 고위관계자는 8일 “새로운 자구계획을 마련,채권단과 실무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새자구계획의 줄기는 ▲서산농장 일반매각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사재출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각 ▲건설의 보유주식 전량 매각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매각으로 전환한 서산농장 매각=현대건설은 자산담보부 사모사채를 발행하려던 당초 방침을 바꿔 8일 서산농장을 일반인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현대건설 총무부 관계자는 “8일 계동사옥 5층 현대건설총무부 영농사업팀에 매입 신청 접수팀을 운영하고 이날 오전까지 매입 의사를 표명한 인원이 500명을 넘어서고 매입 희망면적은 전체 면적 3122만평의 두배 가까이 되는 6000만평”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현대가 5000억원을 확보하려면 농지 값이 평당 2만원 이상은 돼야 가능하다.서산 농지의 땅 공시지가가 평균 1만1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절충도 넘어야 할 장애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현대는 건설 퇴직임직원과 임직원이 시작한 ‘건설살리기 운동’이 서산농장의 일반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에 기대를 걸고 있는 입장이다.그러나 농림부는 “서산농장은 농사만 지을 수 있는 농림진흥지역”이라며 “현재 용도 변경은 불가능하며 개인 매각도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이날 현대에 전달했다
◇나머지 자구안=주요 골자는 정의장이 전자 1.7%,상선 4.9%,상사 1.22%,석유화학 0.1% 시가 827억원어치 가운데 일부인 400억원어치를 매각,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정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중 담보분을 제외한 주식을 매각,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건설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 매입에 활용한다는 것이 기존의 내용이다.
현대건설의 상선지분 8.7%와 비상장주식인 석유화학 11.6%,아산 20%도 매각할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인천 철구공장(425억원)을 포함,보유 부동산 900억원 상당어치를 매각할 계획이다.현대건설 보유 부동산과 비상장주식은 현대중공업 등 일부 계열사와 친족기업이 매입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중공업 등의 실행 여부는 더 두고 봐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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