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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파업 사상최악 창구대란…국민·주택은 에금 대지급도 실효 못거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6 05:33

수정 2014.11.07 11:41


국민·주택은행의 업무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고 정부의 고객지원대책마저 겉돌면서 26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사상 최악의 금융대란이 빚어졌다.

정부는 일단 연말까지는 ‘다른 은행을 통한 국민·주택은행 고객 임시 예금인출방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파업이 연말을 넘겨 장기화할 경우 두 은행중 한 곳을 계약이전 방식으로 합병하는 등의 ‘최악의 시나리오 작성’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주택은행의 총파업 장기화로 두 은행이 사실상의 ‘영업정지’상태에 빠져들면서 이날부터 88개 거점별 통합점포를 긴급 설치하고 신한·한빛·기업은행을 통해 파업은행 고객들에 대한 예금대지급에 나서도록 했으나 준비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29개 거점 점포중 일부는 아예 문조차 열지 못했다. 반면 주택은행은 500명에 가까운 대체인력을 확보하고 59개 대부분 거점점포를 가동한데 이어 그 수를 8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거점점포수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파견인력들의 업무숙련도가 낮아 문을 연 점포에서도 단순한 입·출금 업무만 간신히 처리,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파업은행의 예금을 대지급하기로 한 기업·신한·한빛은행에서도 업무협조준비부족으로 원활한 자금인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국민·주택 고객들은 예금대지급 은행에 몰려가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타은행으로까지 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에따라 다른 은행들과 파업은행간의 협조체제 강화를 독려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은행 등 일부 파업은행의 업무 전면 거부로 상황이 크게 호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국민·주택은행의 총파업이 연말까지만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일단 단기 비상대책에 치중하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업무파행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한 최악의 시나리오도 준비중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두 은행 중 주택은행의 상황이 그래도 낫다”며 “최악의 경우 한 은행의 계약자산을 다른 은행에 이전시키는 방식의 비상조치식 합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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