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개막전이 반쪽대회로 열리게 됐다.
4일 호주 멜버른 메트로폴리탄GC에서 개막하는 미PGA투어 앤더슨 컨설팅 매치플레이챔피언십대회(총상금 500만달러)가 바로 그것. 당연히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타이거 우즈가 불참을 통보했다.
대회조직위는 2일(한국시간) 우즈를 비롯해 지난해 챔피언 대런 클라크,필 미켈슨,데이비드 듀발,데이비스 러브 3세(이상 미국) 등 톱플레이어들이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톱10’ 안에 드는 선수들은 톱시드인 세계랭킹 2위 어니 엘스(남아공)와 비제이 싱(피지),핼 서튼,톰 레이먼(이상 미국) 4명뿐이어서 대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세계골프투어를 겸하고 있는 이 대회에 우즈만 불참해도 그야말로 ‘반쪽 대회’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톱시드 선수들이 줄줄이 고개를 돌려,미PGA투어는 김빠진 개막전을 치르게 된 것.
이 대회는 우승상금만도 100만달러로 단 한번에 ‘돈방석’에 앉을 수 있는데 선수들이 이를 외면한 표면적인 이유는 휴가 때문이라고.
이들은 연휴 기간중 호주까지 날아가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매치플레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매치플레이 성격상 톱시드의 우즈도 최하위 시드인 64위에게 얼마든지 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로크플레이의 경우 한 라운드에서 못쳐도 나머지 라운드에서 잘하면 되지만 매치플레이는 한번만 잘못하면 바로 짐을 싸야 한다.
우즈 등 톱스타들은 “이번 대회가 매치플레이 방식이기 때문에 연휴 동안 20시간 이상 여행해 호주까지 갔다가 1회전 탈락으로 헛물만 켜고 돌아오고 싶지는 않다”며 이미 몇달전 불출전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팀 핀첨 미PGA투어 커미셔너도 “연휴 기간 매치플레이대회를 호주에서 열기로 한 것은 실수”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3회째를 맞고 있는 이 대회가 미국 샌디에이고와 일본에서 열렸을 때는 지금과 같은 대거 불참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음은 이를 증명한다.
이로 인해 미PGA는 결국 2002년 대회는 연휴를 피한 2월말에 제1회 대회가 열렸던 샌디에이고의 라 코스타 리조트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지난해 우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인자에 머물렀던 엘스가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 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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