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인 대한통운이 지난해 12월 한국생산성본부의 ‘한국기업 신뢰경영지수 조사 결과’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해 조사대상기업 중 신뢰경영지수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발표했다.
지난 85년 대한통운주식회사에 입사해 지난해 2월까지 기획일을 맡았던 홍보팀장 이보길 차장(35·)
“지난해 3월말 아무것도 없는 홍보팀으로 자리를 옮기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이제는 회사가 비록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대한통운은 임직원이 서로 신뢰하는 기업풍토를 갖고 있어 반드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는 “대한통운이 지난 99년 전문경영인체제로 돌아서고 재무재표 등의 공개를 시작으로 임원 및 팀장의 주요 회의내용을 공개했다”며 “사외이사가 참석하는 이사회의도 사내방송을 통해 공개해 경영진과 종업원간의 강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한통운은 주요회의에 노동조합 대표를 참석하도록 했으며 차·과장으로 구성된 인사평가요원을 선발하는 등 직위보다 능력을 앞세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을 고취시켰다.
“지난해 대한통운의 부도를 막기 위해 은행을 비롯해 백방으로 쫓아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었을 때 가장 허탈했지요.”
그러나 그는 대한통운이 이러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지난해 11월말까지 경상이익 26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한통운은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서도 코렉스몰을 개설해 오프라인의 물류기반시설과 기존 홈쇼핑의 유통시스템을 온라인과 효과적으로 조화시켜 출범 첫해인 지난해 약 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힘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남다른 학구열을 보인 그는 지난 97년 늦깎이로 인천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회사 최우수 사원으로 선정돼 근무유공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2000 한국의 웹사이트 물류?택배부문 1위,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화구축’ 분야 대상,2000택배서비스 고객만족도 1위,2000년 품질경쟁력 서비스부문 우수기업 등 우량기업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법정관리는 곧 부실경영이라는 상식을 깨뜨린 대한통운의 경영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영원한 대한통운 맨임을 자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팀장은 “당국이 법정관리기업에 대한 옥석을 빨리 가려줘 대한통운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skpark@fnnews.com 박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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